‘주류 적자’ 올해도...증권가, 롯데칠성 목표가 줄줄이 하향
‘주류 적자’ 올해도...증권가, 롯데칠성 목표가 줄줄이 하향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2.13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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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Q 당시순이익, -1296억원
주류사업 영업가치 "0"
증권가 “주가 상승 모멘텀 부재...주류사업 회복 가시화 필요해”
롯데칠성 연간 사업부별 영업이익 추정. (사진=대신증권)
롯데칠성 연간 사업부별 영업이익 추정. (사진=대신증권)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롯데칠성이 지난해 4분기에 분기 기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음료 부분 실적은 좋았으나 주류 부문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주류 실적 악화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가 상승 모멘텀도 부재해 증권사들은 이 회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주류 자산 손상차손 1500억원...롯데칠성 지난해 4Q 순익 -1296억원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69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 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1,296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시현했다.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적자폭을 기록한 데는 주류 사업부의 실적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사실 음료 부문만 놓고 보면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지난 한 해 음료 부문은 매 분기 견조한 영업실적을 보였으며 특히 탄산, 커피 및 생수 카테고리의 고성장에 매출액은 전년보다 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 한유정 연구원은 “지난해 음료 부문은 우호적 원재료 가격 형성 및 제품 믹스의 긍정적 변화 영향으로 수익성이 견조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주류 부문의 실적은 크게 부진했다. 지난해 롯데칠성의 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4분기에만 1298억원에 달했으며, 연간 순손실은 1440억원으로 역대 최악의 기록이다. 4분기 들어 주류 자산에 1500억원의 손상차손 인식에 따른 기타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주류 부문의 경우 소주 전반 매출액이 전년보다 -25%로 크게 부진하며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18.4%, 85.5% 늘어난 것과 눈에 띄게 비교되는 모습이다.

주류부문 실적 악화는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로 시작된 일제불매운동 여파가 컸다.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롯데칠성의 소주 ‘처음처럼’과 클라우드·피츠 등 맥주가 직격타를 맞았다. 불매운동으로 인해 롯데칠성의 3분기 주류 부문 매출은 19.5%나 떨어졌고, 4분기들어서는 감소폭이 더 확대되며 소주 매출이 24%, 맥주 매출이 7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투자증권 이경신 연구원은 “3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소주 및 맥주 판매량 감소에 따라 4분기에는 전년대비 -27.6%의 외형축소가 이루어졌다”고 추정했다.

롯데칠성 주류 부문이 지난 2014년 클라우드, 2017년 피츠를 출시하며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5%까지 끌어올리겠다던 야심찬 목표를 이루기까지는 긴 호흡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롯데칠성 주류 부문은 9100억원 가량의 비용을 들여 충청북도 청주에 맥주공장1,2를 지었다. 현재는 이 공장들의 생산설비가 절반 이상이 멈춰 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류 실적 악화, 올해도 지속된다...증권가, ‘목표주가’ 잇따라↓

증권가에선 롯데칠성의 주류부문 부진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아울러 주류사업의 회복 가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입을 모은다.

대신증권은 롯데칠성에 대해 올해도 주류 부문의 손익 악화가 예상된다며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28% 내린 13만원을 제시했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했다. 한 연구원은 “주류 부문은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효과 및 시장 비용 투입 확대 등으로 맥주, 소주 전반 매출액이 전년보다 -28%로 크게 부진하며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단기 상승 모멘텀을 떨어트릴 것이란 전망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주 판촉비 확대 전략에서 큰 효과를 얻지 못한 상황이며 이로 인해 올해 1분기부터는 비용 절감을 통한 손익 개선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 높다”면서도 “2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려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1분기 실적 가시성은 낮아질 가능성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DB금융투자는 롯데칠성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제안하면서도 단기 성장 모멘텀은 적다는 판단 아래 목표 주가를 기존 17만4000원에서 13만1500원으로 내려 잡았다.

이 금융회사 차재헌 연구원은 “(기업)탐방결과 올해까지 주류 부문 적자 확대에 롯데칠성의 실적 추정치가 소폭 하향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합 체제 전환 후 주류 부문의 구조개편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당장 주가 상승 모멘텀은 아니다”라며 “부동산 가치 감안시 추가적 가격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여 매수를 유지하지만 단기 상승 모멘텀이 강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하이투자증권은 롯데칠성의 목표주가를 기존 19만5000원에서 17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경신 연구원은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이슈가 업소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1분기까지 외형 및 이익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맥주부문의 경우에도 의미 있는 비용축소와 클라우드로 집중된 회복이 가시성을 보일 때까지 주가에 -영향은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롯데칠성의 주류사업 영업가치를 ‘0’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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