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의 미래, 인슈어테크가 온다⓵] 급성장 글로벌추세와 달리 국내는 걸음마 수준
[보험의 미래, 인슈어테크가 온다⓵] 급성장 글로벌추세와 달리 국내는 걸음마 수준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8.13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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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인슈어테크는 오스카, 레모네이드 등 빠르게 성장
국내, 각종 규제와 보험사의 보수적 경영으로 초보단계
인슈어테크는 보험과 기술을 결합한 신조어다. 인슈어테크에 대한 국내 보험사들의 관심은 크지만 성장은 더딘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보험업계의 화두는 ‘인슈어테크’다. 급변하는 보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혁신의 돌파구인 국내외 인슈어테크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전세계 금융권은 금융과 IT가 융합한 핀테크(FinTech)를 발판삼아 보험과 IT를 결합한 인슈어테크 분야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인슈어테크(Insurtech)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를 결합한 신조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보험과 결합해 상품개발, 계약체결, 고객관리 등 보험 산업 전반에 활용하는 서비스다.

인슈어테크의 발전은 보험의 가치를 한 단계 상승시키고, 보험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인슈어테크

IT 기술 발전에 힘입어 핀테크 업체들은 지급 결제와 간편 대출 등의 영역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보험업계는 인슈어테크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 2017년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인슈어테크 혁명, 현황 점검 및 과제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인슈어테크 벤처 투자 규모는 지난 2013년 2억6150만달러에 불과 했다. 하지만 지난 4년만에 인슈어테크는 크게 성장했고, 지난 2017년 투자 규모는 11억9270만달러로 약 4.5배가 증가했다.

또 컨설팅기업 KPMG에 따르면 핀테크 TOP 100 기업의 글로벌 인슈어테크 비중은 지난 2013년 0%에서 2015년 1%로 올라왔고, 2017년에는 무려 12%로 급성장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의 Oscar Health, Hippo Insurance, Lemonade 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최근 1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투자를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인슈어테크 업체들이다. Oscar Health는 의료보험, Hippo Insurance는 주택보험, Lemonade는 손해보험을 다룬다.

Oscar Health는 뉴욕 등 몇몇 주에서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가입자에게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원격의료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Oscar Health는 다양한 건강증진형 서비스로 국내 보험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Lemonade는 기술적으로 가장 첨단을 달리는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전세계적 주목받고 있다. Lemonade의 특징은 스마트폰 앱만으로 보험 계약에서 보장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이 회사는 AI 어시스턴트와 계약을 작성하고 보장도 AI 어시스턴트와 채팅으로 보험료를 청구한다. 청구 작업은 앱을 통해 3분이면 완료되고 보험회사의 현장조사는 없이 보험금이 지급된다. Lemonade는 소프트뱅크그룹에서 투자를 받았다.

■ ‘걸음마’ 벗어나지 못한 인슈어테크

전세계적으로 인슈어테크가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먼저 ICT 기업들이 기술적인 역량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보험업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국내 보험사들도 인슈어테크에 높은 관심을 갖고 ICT 기업들과 업무협약과 자체적인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운전자습관연계보험(Smart-UBI 안전운전특약) 서비스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UBI 특약은 차량에 부착된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운행속도와 급출발, 급제동 등의 운전자 정보를 수집해 안전운전을 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서비스다.

생명보험사들은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보험사가 계약자의 운동, 식습관, 정기검진 등의 건강습관 정보를 웨어러블 기기, 앱 등으로 수집해 보험료 할인이나 캐시백 등의 혜택을 주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이 AI를 활용한 챗봇 서비스도 도입했다. 챗봇은 ‘채팅하는 로봇’이란 의미로 사람과 문자 대화를 통해 질문에 맞는 답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보험사들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에게 상품 추천, 보험료 납입 등 콜센터 단골질문에 대해 답하고, 보험사기제보 안내 및 상담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보험업계에서 빅데이터는 마케팅과 계약심사 등에 활용되고 있다. 비슷한 연령·직업·소득 그룹에서 가장 많이 가입한 계약을 미가입 고객에게 추천하고, 신규 계약의 사고발생 위험을 예측해 위험이 낮으면 자동으로 인수한다. ‘이상 징후’를 보이는 개인, 모집인, 병원, 정비업체 등을 추려 보험사기를 예방하는 데도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다.

블록체인은 인슈어테크에서 아직 시범운영 단계다. 앞으로 블록체인을 활요해 거래정보 원장을 암호화·분산 저장해 정합성과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체들은 보험플랫폼을 통해 고객의 보험보유 현황과 필요한 보장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험플랫폼들은 보험소비자에게 필요한 보장과 보험상품뿐 아니라 보험설계사까지 추천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다양한 분야의 핀테크업체들과 업무제휴를 통해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 보험사의 챗봇기술은 특정질문에 같은 대답을 반복하는 수준이고, UBI나 건강증진형 서비스, 보험금 청구 간편화도 규제와 관계 부처와의 이해 상충으로 제자리 걸음인 상태다. 또 대부분의 보험플랫폼은 고객 DB 확보를 통한 보험영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의 인슈어테크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많은 규제와 보험사의 보수적인 경영은 새로운 시스템 도입의 큰 장애물이다”며 “비교적 우리나라 보다 금융업에 대해 규제가 적은 해외의 경우 인슈어테크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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