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ㆍ현재로 이어진 야쿠르트 아줌마와 코코...'미래' 고민하는 한국야쿠르트
과거ㆍ현재로 이어진 야쿠르트 아줌마와 코코...'미래' 고민하는 한국야쿠르트
  • 이재정 기자
  • 승인 2019.03.06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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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ㆍ온라인 유통 채널 확장에 탄력적 대응 가능하게 한 '사람 채널'
불안정한 시장으로 인해 상생 고민 시작된 한국야쿠르트   
무인계산기, 로봇 카페 등 첨단 기술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가 유통 생태계의 화두로 떠오르는 추세 속에 전통적인 '대면 서비스'로 급변하는 시장에서 야쿠르트 아줌마와 이동형 냉장카트 '코코'가 탄력적으로 적응하고 있다.(사진=한국야쿠르트)
무인계산기, 로봇 카페 등 첨단 기술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가 유통 생태계의 화두로 떠오르는 추세 속에 전통적인 '대면 서비스'로 급변하는 시장에서 야쿠르트 아줌마와 이동형 냉장카트 '코코'가 탄력적으로 적응하고 있다.(사진=한국야쿠르트)

[화이트페이퍼=이재정 기자] 무인계산기, 로봇 카페 등 첨단 기술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가 유통 생태계에 확장되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 전통적인 '대면 서비스'로 급변하는 시장에서 오히려 '적응력'을 발휘중인 유통망이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와 이동형 냉장카트 '코코'다. 그러나 경쟁이 심화되고 노동시장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야쿠르트 아줌마와 상생해온 한국야쿠르트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ㆍ온라인 유통 채널 확장에 탄력적 대응, '사람 채널'  

일명 '여사님'으로 불리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지하철역이나 특정 동네 등 담당 지역에서 전동 카트로 수송해온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한다. 판매와 더불어 가정집이나 회사 사무실을 방문해 제품 시음을 권하는 등 신제품을 홍보하며 판촉도 담당하고 있다. 

대면 고객에게 직접 신청받은 정기 배송 상품이나 자사 온라인몰인 하이프레시에 접수된 주문 제품을 배달하는 일도 야쿠르트 아줌마의 몫이다.              

특히 발효유 제품을 취급하는 야쿠르트가 건강기능식품에 이어 찌개와 스파게티 등 일반 식품까지 사업을 넓히면서 아쿠르트 아줌마들의 '신선한 유제품' 제공을 위한 배달 시스템은 자동으로 '그날 요리한 신선간편식품'의 당일ㆍ새벽 배송 시스템으로 연결됐다. 

동네 별로 촘촘하게 구축된 '야쿠르트 아줌마 배송망' 덕분에 한국야쿠르트는 별도의 물류 관련 투자 없이 e커머스 시장과 배송 시장에 발빠르게 파고들었다. 별도의 배송비가 없어 고객에게는 '배송비 없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야쿠르트 아줌마에게는 배달한 물량만큼 수수료가 돌아가게 했다.      

이처럼 지역별로 촘촘한 망을 형성하고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와 전동 카트 '코코'는 전략적인 마케팅 전선에서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한국야쿠르트는 SK텔레콤·위닉스와 미세먼지 지도 앱 ‘에브리에어(everyair)’ 구축을 위해 협약을 맺고 전동카트에 공기 질을 측정하는 센서를 달았다. 다른 센서와 달리 어린아이가 호흡하는 높이인 1m에 센서가 부착돼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은 야쿠르트의 전동 카트와 전국 통신 대리점 1000여 곳에서 수집한 공기 질 데이터, 환경관리공단에서 받은 대기 정보까지 합해 실시간 미세먼지 지도를 그려내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에브리에어' 앱 이용자는 5만5000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과 한국야쿠르트, 위닉스 3사는 연말까지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야쿠르트 코코를 1500대로 늘리고 총 1만5000대 센서를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미세먼지 수치가 신기록을 갱신하면서 공기질 센서를 부착한 전동카트 코코도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일부터는 한국야쿠르트가 BTS(방탄소년단)와의 협업을 위해 '방탄소년단 아미피디아 캠페인'을 지원하면서 젊은 고객에게 기업과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아미피디아는 방탄소년단의 공식 팬클럽 '아미(ARMY)' 와 참여형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의 합성어로, 팬들이 전 세계 곳곳에 숨겨진 2080개의 퍼즐을 찾아 아미피디아를 한 칸씩 채워가며 글과 사진, 영상 등으로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캠페인이다.

총 2080개의 아미피디아 퍼즐 가운데 일부 QR 코드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타고 다니는 전국 9300여대의 이동형 냉장카트 코코에 담겨있다. 매주 각기 다른 지역에 신규 QR 코드가 배포되며, 배포 지역은 야쿠르트 애플리케이션인 '하이프레시'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해 온라인몰에 대한 접근성도 높였다.   

고민에 빠진 야쿠르트, '급변하는 시장에서 아줌마와 상생하기'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이러한 유통시스템이 영업마케팅 비용, 인건비 절감, 재고 관리 등에 효과적이어서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을 높여주고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타사와 달리 제품을 백화점과 마트 같은 일반 유통 채널에는 제한적으로 출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야쿠르트 한 관계자는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제품을 직접 유통하는 시스템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최근에도 고심 끝에 결국 지금의 회사를 존재하게 해준 야쿠르트 아줌마들과 상생하기로 결정했다"며 회사의 입장을 설명했다.

회사측이 이처럼 새로운 유통망에 대해 고민하게 된 이유는 시장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한국야쿠르트는 발효유 제품군을 주력사업으로 밀고 있지만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한 운영 효율화 고민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선간편식품까지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면서 한국야쿠르트의 매출은 2017년 기준 약 1조2300억으로 크게 늘었다. 영업소를 관할하는 지점도 늘어났다. 그런 반면 원재료와 인건비, 임대료 등의 인상에 따른 지출과 새로운 브랜드 투자 비용이 꾸준히 발생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최전방에서 영업과 판매, 배송 등을 담당하는 야쿠르트 아줌마 수도 지난해 8월 기준 1만 3천명에서 2019년 3월 현재 1만 1천여 명으로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방문판매 역사의 살아있는 유물과도 같은 야쿠르트 아줌마들과의 상생을 위해 한국야쿠르트에 많은 고민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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