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모뉴엘 사태’와 관련해 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가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재판부의 판결이 은행 쪽으로 기울고 있다.
27일 금융권은 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이 1심에서 승소를 거머쥠에 따라 기업은행과 국민은행, 산업은행도 승소할 확률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전자제품 업체 ‘모뉴엘’은 2014년 해외수입업체와 짜고 거짓 수출자료를 만들어 6개 은행에 대출을 신청했다. 은행들은 무보의 보증을 근거로 수출채권을 받고 모뉴엘에 3조원의 대출금을 내눴다.
그러나 모뉴엘의 수출실적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채권을 결제하지 못하자 은행들은 보증을 선 무보에 단기수출보험금 3616억원을 청구했다. 이에 무보는 “수출업체의 사기대출은 보험금 지급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거절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현재까지의 소송 결과는 은행이 한발짝 우세하다. 법원은 지난 22일 무보에게 KEB하나은행에 손해액 8030만달러(약 916억원)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앞서 지난 20일에도 법원은 농협은행이 제기한 소송가액 5217만달러(약 588억원) 중 5216만달러에 대해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반면 수협은행은 1심에서 쓴맛을 봤고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수협은행장은 “모뉴엘 소송은 수협은행의 여신심사가 흠이 있는 게 아니라 불법수출이기 때문에 보험의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이라며 “다른 은행과 공조해 지속적으로 소송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은행들이 일단 무보와의 싸움에서 2승1패를 거두자 승세가 은행쪽으로 기울었다는 시각이 나온다. 모뉴엘 사태에 연관되지 않은 타 은행의 관계자는 "재판부가 연달아 은행에 승소판결을 내렸다"며 "이번 결과는 이후 다른 소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아직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B은행의 관계자는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며 법률 대리인과 재판부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결과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금융감독원은 최종 패소하는 은행에 추가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종판결까지 기다려봐야 하지만 법원이 불법대출을 승인한 은행에 책임을 묻는다면 추가징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