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김영하의 글쓰기는 ‘오감 글쓰기’
[책속의 지식] 김영하의 글쓰기는 ‘오감 글쓰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1.13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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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글쓰기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소설가 김영하의 글쓰기는 ‘오감’으로 쓰는 것이다. 산문집 <말하다>(문학동네. 2015)에서 그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칠 때의 경험을 들려준다.

“학생들에게 어렸을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해 쓰게 합니다. 그러면 처음에는 학생들이 시작적인 기억에만 의존해 건조하게 묘사합니다. 그러면 저는 오감을 다 표현해 다시 써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와 함께 남해안의 해수욕장에 놀러간 기억에 대해 쓴다면, 저 먼 수평선에 갈매기들이 날고, 그 갈매기들이 끼룩끼룩 우는 소리를 들으며 바다로 걸어들어갔는데, 해초가 종아리에 미끈거리며 감기고 수영을 하며 들이킨 바닷물은 엄청나게 짰다, 이런 게 오감의 글쓰기인데요.

일단 오감을 이용해 글을 쓰면 글 자체가 좋아집니다. 게다가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그냥 시각만 이용해서 글을 쓸 때보다 훨씬 깊게 그때의 경험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쓰다가 갑자기 눈물을 쏟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이 여러 감각을 통해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글을 쓴다는 것은 간접적인 행위이지만 오감을 동원하면 그것은 마치 놀라운 가상현실처럼 우리에게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주고, 그런 글쓰기가 습관이 되면 일상생활에서도 더 민감하게 오감을 동원하게 됩니다. 감각과 기억, 표현은 이렇게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의 감성 근육을 키우는 것입니다.” (p.34)

이어 작가는 말한다. 육체의 근육이 발달한 사람은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기초대사량이 높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감성 근육이 발달한 사람 역시 더 많은 것을 느끼면서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잘 느끼는 것은 중요하다. 자기 느낌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쉽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견고한 내면을 가진 개인들이 다채롭게 살아가는 세상이 가능하다.

“문학은 태생적으로 개인주의적이며 우리에게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도 모두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세계입니다. (중략) 잘 느끼자. 감성 근육을 키우자. 그리하여 함부로 침범당하지 않는 견고한 내면을 가진 고독한 개인들로서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자. 이것이 제가 오늘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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