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17세기 후반 영국 런던에서 사상 초유의 어린이 연쇄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50여 년 동안 수만 명의 아이들이 자취를 감췄던 것. 이 사건은 어린이 납치단 ‘콤프라치코스Comprachicos’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콤프라치코스는 스페인어로 ‘어린이 상인’을 뜻한다. 그들은 아이들을 납치해 왜소증 환자로 만들었다. 분재를 하듯 관절 마디마디를 줄로 꽁꽁 묶어 가둔 뒤 최소한의 음식만 제공했다. 물리적으로 척추를 변형시키거나 특수 제조한 약을 얼굴에 주입해 뼈와 근육을 녹게 하는 등 얼굴도 기형으로 만들었다.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 않은 사건을 담아낸<서프라이즈: 사건 편>(MBC씨앤아이. 2016)에 그 전말이 소개 되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던 당시 영국의 귀족들은 사치와 향락을 일삼았다. (중략) 귀족들을 단번에 매료시킨 쇼가 있었으니, 괴물 쇼였다. 키가 유난히 작은 왜소증 환자나 키가 유난히 큰 거인증 환자, 머리가 둘 달린 소년 등 특이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을 우리에 가두어 전시하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공연이었다.
괴물 쇼에 흥미를 느낀 귀족들은 쇼에 섰던 특이한 외모의 사람들을 물건처럼 구입해 자신의 광대로 고용했고, 심지어 애완동물처럼 데리고 다녔다. 이는 영국 전역에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p.83~p.84)
하지만 귀족들이 원하는 기형 인간은 극히 드물었다. 이때 콤프라치코스가 귀족들의 주문을 받아 아이들을 납치해 신체를 망가뜨리는 잔혹한 짓을 일삼았다. 아이들의 몸집이 작고 얼굴이 흉측할수록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콤프라치코스의 악행은 끝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 기형 인간들이 노쇠해지면 귀족들로부터 그들을 다시 넘겨받아 서커스단에 되팔았다.
1869년 프랑스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소설 <웃는 남자>를 통해 이런 사건을 고발했다.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입이 찢겨져 기괴하게 변한 기형의 소년이 주인공이다. 이 소설은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 졌다. 이후 영화 <배트맨>에서는 악당 ‘조커’ 캐릭터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 인간들에 의해 자행된 잔인함과 탐욕, 기행이 끔찍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