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18세기 영국에서는 기상천외한 이혼법이 있었다. 바로 부인 판매 관습이다. 너무나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지만 중세 시대 영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1753년에 결혼법이 제정되기까지 결혼은 쉬운 반면 이혼은 무척 어려웠다. 애초에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남성의 소유물이 되었다. 1857년에 이혼에 관한 법이 생겼으나 이혼을 하려면 많은 돈이 들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리 이혼을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결혼할 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우리 결혼해요!’라고 했듯이 이혼할 때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우리 이혼해요!’라고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생각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부인 판매 관습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부인 판매는 소나 양을 파는 시장에서 최대한 많은 구경꾼 겸 증인들을 두고 벌어졌습니다. 남편은 농담 삼아 마치 가축을 판매하듯 부인의 목이나 팔 또는 허리에 밧줄이나 리본을 묶어서 시장에 끌고 나갔고 사람들 앞에서 경매를 했습니다.
물론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아니, 그런 끔찍한 짓을…….’ 싶지만 당시 아내들은 경매에 나가는 것을 아주 즐겁게 받아들인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p.172~p.173)
책에 따르면 실제로 많은 경우 구매자는 부인의 남자친구였다. 아니면 남편이 이미 정해놓은 상대가 데려가곤 했다. 경매는 남편 주도로 이루어졌지만 부인은 구매자를 거절할 권리가 있었다. 여러 경우 부인은 정말로 최고가를 부른 남성에게 팔려갔다. 만에 하나 부인이 자신이 이렇게 팔려가는 것을 슬퍼하거나 고통스러워하면 경매는 무조건 취소되었다. 경매 자체가 부인과 남편의 ‘합의 이혼’의 상징적인 행사였기 때문이다.
적게는 맥주 한 잔에서부터 많게는 100파운드(약 1,800만원)에 팔렸다. 간혹 공짜로 넘겨주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가격은 소나 양 또는 돼지와 똑같이 몸무게 몇 그램당 얼마, 하는 식으로 매겨졌다. 1780년부터 ·1850년까지 팔려간 부인들의 수는 공식적으로 300~400명이 넘는다.
숨겨진 유럽 역사 이야기 <스캔들 세계사2>(파피에. 2014)에서 전하는 내용이다. 이런 부인 판매는 17세기 말쯤 시작되어 20세기 초까지 지속되었다. 부인 판매는 대부분 이혼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가난한 계층에서 많이 이루어졌다. 다행히 이런 관습은 여성 인권을 존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져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