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KTF를 공짜로 준다면? '시가총액의 진실'
SK와 KTF를 공짜로 준다면? '시가총액의 진실'
  • 박경일 칼럼니스트
  • 승인 2008.10.09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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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현대차 제네시스와 아반떼 둘 중에 하나를 공짜로 준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기름값이나 세금 등의 이유로 아반떼를 선호할 수도 있겠으나,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대부분 당연히 제네시스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SK텔레콤과 KTF 회사 중에서는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SK텔레콤이 KTF보다 기업가치가 높기 때문에 전자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어리석게도 반대의 선택을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제네시스와 아반떼의 선택에서 아반떼를 선호했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1999년 IT붐이 일던 시절, 12월 7일 57,700원으로 거래가 시작된 KTF는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30만원을 넘어서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당시 SK텔레콤이 4백만원을 호가하는 시절이었고 KTF가입자 수가 SKT의 1/4정도 되었기 때문에 적어도 1백만 원까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객장은 술렁거렸습니다. 30만원이라는 가격은 SK텔레콤의 주가에 비하면 너무 싸다고 여긴 것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판단은 주가가 기업가치를 대변한다고 잘못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주가란 기업가치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가총액’입니다. KTF가 30만원을 넘어섰던 당시 시가총액은 59조원을 상회했습니다. 같은 시기 SK텔레콤은 35조원 수준이었습니다. 주가 수준은 SKT가 비싼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KTF가 터무니 없이 비쌌던 것입니다.

주식의 가격에는 기업이 출자한 돈의 규모인 자본금이 얼마인지, 주권의 액면가가 얼마인지 등의 알맹이가 빠져 있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를 그것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습니다. 반면 시가총액은 총괄적인 회사의 가치이기 때문에 타사와 비교, 판단하기에 용이한 지표입니다.

주식의 가격만 보고 ‘비싸다 혹은 싸다’라고 평가하는 이와 같은 행위는 그 시기에 국한된 특이한 현상이 아닙니다.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은 기업의 가치와 주가를 동일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가격이 싸다는 것을 저평가 된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2000년 1월 주가 급락으로 10만원을 하회한 KTF는 보름여 만에 60%이상 상승하며 SK텔레콤 시가총액에 비기는 수준까지 급등했습니다. 투자자들이 10만원도 비싸다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많이 빠진 것이 저평가 된 것으로 착각한 때문입니다.

‘주식투자’한다고 말들을 하지만 실제로는 ‘주식매매’를 한 것에 불과한 겁니다.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은 그 기업의 성장성을 검증한 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 인내심을 가지고 그 기업의 성장을 지켜보고 그 과실을 함께 나누는 과정입니다.

주식 매매는 시장 가격의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이며,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살 사람이 있다고 여기며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입니다.

주식투자가 아닌 주식매매에 집중한다면 종국에는 시련의 시기에 봉착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30만원을 넘어섰던 KTF의 주가그래프를 보는 투자자들 중에는 3만원이 된 지금의, 주가를 두고 저평가됐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만약,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주식 투자를 계속할지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 보라고 권해 주셔야 합니다.

<PB들도 몰래 보는 재테크 상식사전>(미르북스, 2008) 中
[박경일 / 미래에셋 분당지점 PB팀장, '재테크 상식사전' 저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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