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한화솔루션이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 업체를 인수해 글로벌 개발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화솔루션은 9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 업체인 'RES Méditerranée SAS'(RES프랑스) 지분 100%를 약 7억2700만유로(약 9843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RES프랑스의 개발·건설 관리 부문과 약 5기가와트(GW)의 태양광·풍력 발전소 개발 사업권(파이프라인) 인수를 위한 계약 절차를 오는 10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 그린에너지 부문인 한화큐셀은 이번 RES프랑스 인수로 ‘토탈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글로벌 기준 재생 에너지 사업권이 약 15GW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 신규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풍력 사업 역량까지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2050 탄소 중립’을 목표로 기후 위기 대응에 가장 앞서 나가는 유럽에서 공격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한화큐셀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GW의 재생 에너지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RES프랑스 인수가 완료되면 유럽 지역 사업권만 총 10GW로 늘어나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태양광 모듈을 유럽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판매처를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
특히 RES프랑스의 전체 사업권 절반 이상이 육·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태양광과 풍력을 결합한 재생에너지 개발 신사업 진출을 모색해온 한화큐셀은 이번 인수로 사업 영역과 지역 다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한화큐셀은 독일에서 차세대 태양광 전지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또 가정용 전력 공급 사업인 ‘큐에너지(Q.ENERGY)’를 선보여 1년 만에 10만가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이베리아반도에서는 태양광 사업권 5GW를 보유 중이다.
한화큐셀은 RES프랑스 인수를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신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국내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등의 차세대 태양광 전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가상발전소(VPP) 사업의 기반이 되는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젤리'(Geli·Growing Energy Labs)를 인수한 데 이어 기후 변화 대응 기술 개발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유상증자로 약 1조3500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최근 KDB산업은행과 5조원 규모의 ‘그린 에너지 육성을 위한 산업∙금융 협약’도 맺어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의 ‘KDB탄소스프레드’ 상품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RES프랑스가 20년 이상 축적한 개발 노하우를 확보하는 만큼, 유럽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기후 변화 대응 기술이나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1981년에 설립된 영국 RES그룹은 10개국에서 20GW의 개발 실적을 보유한 세계적 재생 에너지 전문 업체다.
RES프랑스는 RES그룹의 100% 자회사로 태양광과 육·해상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재생에너지 사업 개발, 건설 관리 등을 영위해왔다. 최근 5년 동안 프랑스 정부의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수주 물량 기준 10위 안에 드는 사업 역량을 보유 중이다.
RES프랑스는 땅을 직접 확보한 뒤 인허가를 거쳐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는 그린필드형 사업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프랑스는 인허가를 거쳐 발전소를 가동하기까지 개발 기간이 5~7년으로 비교적 길고 기존 사업권의 거래가 드물어 수익성이 높은 초기 개발 사업에 신규 업체가 진입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5GW의 사업권과 탄탄한 지역 네트워크, 개발 사업에 특화된 디지털 역량을 갖고 있는 RES프랑스는 한화큐셀의 프랑스 내 최적 파트너로 평가 받았다.
한화큐셀은 이번 인수를 통해 프랑스를 독일 등과 함께 유럽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유럽 시장은 최근 유럽연합(EU)이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40%로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인 ‘핏 포 55(Fit for 55)’를 발표한 상태다.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이유다.
특히 프랑스는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현재 22%에서 2030년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로 유럽 내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나라로 꼽힌다. 남부 지역은 태양광 발전 시간이 하루 5시간에 달하고, 북부 지역은 북해를 접하고 있어 풍력 발전을 위한 최적의 자연 조건을 갖췄다.
또 프랑스는 정부가 발전 사업자로부터 도매 시장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20년간 재생 에너지를 구매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어서 다른 유럽 국가보다 발전 프로젝트의 안전성과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프랑스는 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성이 높지만 신규 업체 진입이 까다로운 나라”라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프랑스는 물론, 유럽 내 큐셀의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