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공백’ 충격 속 삼성, 비상경영 돌입
‘총수 공백’ 충격 속 삼성, 비상경영 돌입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1.01.19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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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진=연함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진=연함뉴스)

 

[화이트페이퍼=서영광 기자] 삼성전자의 사법리스크가 2021년 새해 벽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받음에 따라 세계 초 일류 기업의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 됐다.

삼성전자는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할 예정이나 오너의 경영권 공백은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로 국가경제에 미칠 파장 또한 걱정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 이재용의 뉴 삼성과 '반도체 비전 2030'구상 흔들

일단 이재용의 ‘뉴 삼성’ 구상이 흔들림없이 지속될지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경쟁업체인 대만 TSMC를 넘어서는,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가동 중이지만 적신호가 켜졌다. 국내외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대형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대형 인수합병(M&A)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 인수 이후 별다른 M&A(인수합병)가 없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을 10조원에 인수하는가 하면, 현대차가 미국 첨단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나믹 지분 80%를 1조원에 인수한 사례와 대조적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기업으로선 미래 먹거리를 마련해야 하는 비상체제 시국이다.

삼성은 전장 사업 외에 인공지능(AI)과 바이오, 5세대(5G) 이동통신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총수의 글로벌 현장 경영과 의사결정에 발목이 잡힘으로써 어려움이 따르게 됐다.

■ 재계, 경쟁력 하락과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 우려

재계와 외신은 삼성의 경쟁력 하락과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논평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 세계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중심의 경제정책 가속화 등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은 “삼성전자의 대외적인 이미지 및 실적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수많은 중견·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의 사활도 함께 걸려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되게 됐다”며 “경쟁 기업들과 고군분투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앞서 “삼성이 장기화하는 리더십 공백 때문에 인텔처럼 점진적인 하락세에 처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경영 불확실성이 심해지고 경쟁자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총수가 수감됐다”며 “그룹 총수의 구속이 글로벌 기업 삼성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같은 대 기업에 필수적 경영활동인 선제적 투자는 고사하고 글로벌 신인도 하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며 “삼성의 위상을 고려하면 대한민국 경제 전반의 위기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 조만간 긴급회의 등 총력 대응

리더 공백을 맞은 삼성 그룹은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은 조만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삼성의 관계자는 "각 사 대표이사들이 일상 업무는 문제없이 끌어가겠지만 투자와 같은 중대한 의사결정은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대신하기 어렵다"며 "이 부회장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일단 '옥중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7년 2월부터 1년간 구속됐을 때도 이 부회장이 직접 중요한 현안을 보고 받고, 일부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조만간 이 부회장의 최측근인 삼성전자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이나 이인용 대외협력사장 등이 가장 먼저 이 부회장을 만나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2017년에도 이 부회장이 옥중 경영을 했지만 구속 전 인수 결정을 내린 하만 인수 절차나 이미 투자계획이 있던 공장 증설 등 루틴한 의사결정만 가능했다"며 "새로운 대규모 투자나 M&A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안목의 의사결정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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