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뇨처리 차와 정화조를 잇는 호스는 무게가 1미터당 10키로 정도 된다. 산동네 가정집은 보통 100미터~150미터 이상 호스를 끌고 올라가야 한다. 무게가 1톤 이상 되는 호스를 질질 끌고 가는 거다. 작업은 2인 1조 방식이다. 여유 인력은 없다. 외국은 안전 요원이 미리 가스 노출 여부 등 안전 상황을 점검한 뒤 작업 요원을 투입한다던데 우리는 그런 것도 없다.
일단 정화조 뚜껑을 열고 본다. 정화조 뚜껑을 열 대 나오는 가스를 본적 있나? 노랗다. 정말로 노란색이다. 메탄과 암모니아가 섞인 가스는 콧속으로 들어와 바로 폐를 찌른다. 방독면? 그런 건 없다. 가스만 나오는 게 아니다. 정체불명의 벌레들이 한꺼번에 날아든다. 그걸 참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호스 꽂아 놓고 그냥 기다리면 되는 거 아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인간의 똥은 싸고 나면 경화 현상이 일어난다. 딱딱해진다는 뜻이다. 딱딱하게 굳은 똥이 정화조 위를 시멘트처럼 덮고 있다. 그 안은 액체다. 쇠꼬챙이로 돌덩이 같은 똥을 계속 깨면서 호스를 휘저어 주어야 한다. 머리가 띵하고 정신이 아찔해진다. 우리는 정말 목숨 걸고 일하는 거다.
-<왜 우리는 혼자가 되었나>(레디셋고.2012) 36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