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어떤 아내의 마지막 소원 '그 일을 시작해'
[30초 책읽기] 어떤 아내의 마지막 소원 '그 일을 시작해'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5.02 0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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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강창래 지음 | 루페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영원한 이별을 앞두고 떠나는 사람들은 세상에 남을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한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루페.2018) 서문 마지막 장에 수록된 아내가 남편에게 남긴 마지막 부탁이 심금을 울린다. 아내는 주변 정리를 시작하며 남편에게 부탁한다.

“그동안 간호한다고 고생 많았어. 당신이 해준 밥을 이렇게 오래 먹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고, 맛있을 거라고는 더욱더. 내가 없어도 밥은 제대로 해먹겠다 싶어서 마음은 편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어. 지금부터는 첫째 동생이 먹을거리를 다 해줄 거고,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가면 간병인을 쓸 거니까, 당신과 아들은 그냥 들러주기만 하면 돼. 보고 싶긴 할 테니까. 그걸로 충분해.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가기 전에 스웨덴에서 둘째 동생이 올 거야. 걔가 반달 정도 딱 붙어서 간호해줄 거야.

그 반달 정도 시간을 줄 테니까 내 마지막 소원을 들어줘. 내가 죽고 나면 어떻게 살 건지 알고 싶어. 당신이 가장 잘 하는 일,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시작해. 이제 더 이상 거칠 게 없을 테니까. 죽기 전에 당신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건지 분명한 그림을 보고 싶어.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죽을 수 있게 해줘.” (본문 중)

남편을 두고 떠나야 하는 아내의 마지막 부탁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있고 싶었을 테지만 아내는 자신이 떠난 후 혼자 남을 남편이 견딜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일상의 맥을 놓아버리지 않도록 시간을 선물한다. 책은 암 투병하는 아내를 위해 부엌에 선 남편의 음식 일기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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