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채로 땅에 묻혔다면 얼마나 버틸까
산채로 땅에 묻혔다면 얼마나 버틸까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3.28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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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코디 캐시디, 폴 도허티 지음 | 조은영 옮김 | 시공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산채로 땅에 묻혔다면 얼마 동안 생존할 수 있을까. 또 동화처럼 바다에서 수영하다 고래 입속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잠을 자지 않는다면 죽게 될까.

생명을 위협하는 극한의 상황 만약 산채로 땅에 묻혔다면 절대 흥분해서는 안 된다. 느리고 차분하게 숨을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인 크기의 관에는 900ℓ의 공기가 들어간다. 몸이 약 80ℓ를 차지한다고 하면 총 820ℓ의 공기가 주어진 셈이다. 숨을 한 번 쉴 때 폐가 약 0.5ℓ 공기를 들이마시고 그중 20%의 산소만 사용하므로 이론상 약 6시간을 버틸 수 있다.

숨을 참으면 더 오래 버틸 거라는 생각은 버리자. 오히려 산소 사용량이 는다. 길게 숨을 참은 뒤에 큰 숨을 들이마셔 핏속에 쌓인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대체하려는 작용으로 더 많이 쓴다. 그런데 복잡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숨을 쉴수록 관속의 산소는 이산화탄소로 바뀌는데 이산화탄소가 전체 공기의 20%를 차지하게 되면 몇 분 지나지 않아 사망에 이른다. 이때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불과 150분이다.

바다에서 수영하다 고래 입속으로 통째로 들어간다면 살아남을까. 고래 뱃속까지 가기 전에 2.7톤짜리 혀에 맞아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대부분 고래는 플랑크톤 같은 것을 먹기 때문에 목구멍 너비가 겨우 10cm 정도밖에 안 된다. 설사 향유고래가 통째로 삼켰다고 가정해도 고래 뱃속은 산소 대신 메탄으로 가득 차 있어 생존할 수 없다.

또 잠을 자지 않는다면 죽을까. 쥐로 실험한 바에 따르면 잠을 전혀 못 자게 한 쥐는 2주 후 모두 죽었다. 같은 맥락에서 인간도 비슷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잠을 거부하다 죽은 사람은 없다. 인간은 잠의 본능에 저항하기 어려워서다.

다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잠은 일종의 뇌 세척기 기능을 하는데 잠자는 동안 뇌세포가 만든 노폐물을 뇌척수액이 씻어낸다. 그런데 잠을 거부한다면 더러워진 뇌세포로 환각에 시달리다 죽을지도 모른다. 괴짜 과학자들이 가상 시나리오로 45가지 죽음을 설정해 과학으로 풀이한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시공사.2018)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이 밖에 편의점에 갇히거나 벼락이 떨어질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나 비행기 사고를 대비해 선택해야 할 좌석 고르는 요령 등 생존지침도 일러준다. 기상천외하고 엉뚱한 죽음의 순간을 흥미진진하게 전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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