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핑크=여자의 색’ 인식은 프랑스서 시작
[책속의 지식] ‘핑크=여자의 색’ 인식은 프랑스서 시작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3.27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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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는 정말 핑크를 좋아할까> 호리코시 히데미 지음 | 김지윤 옮김 |나눔의집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여자아이는 핑크 남자아이는 블루라는 고정관념은 국경을 초월한다. 특히 마치 태곳적부터 그랬던 것처럼 태어난 지 3~4년 후면 대개 여아들은 핑크에 집착한다. 

‘핑크=여자의 색’이라는 인식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 19세기 말 프랑스에서는 여자 신생아에게 핑크색 옷을 입히는 풍습이 존재했다. 당시 여아의 유아복은 ‘로즈 봉봉’ 남아의 유아복은 ‘블루 베베’라 불렀다.

‘로즈’는 핑크를 뜻하는데 18세기 프랑스 로코코 양식을 대표하는 색이다. 이 시기 귀부인들의 살롱 모임에서 여성중심문화가 꽃피었고, 장미꽃을 사랑한 마리 앙투아네트와 조세핀 왕비, 당시 귀부인들은 드레스뿐만 아니라 가구와 식기까지 핑크색으로 물들였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시작된 핑크 열풍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미국은 1950년대에 이르러서야 핑크 열풍이 불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 부인인 마리 아이젠하워가 대통령 취임식 때 입은 핑크드레스는 전쟁 중에 흙투성이가 되도록 일했던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마리는 백악관과 별장까지 핑크로 장식했고, 그가 애용하는 핑크는 ‘마리 핑크’라 불리며 어느새 큰 집에서 가사와 육아에 전념할 수 있는 유복하고 행복한 주부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전반에 걸쳐 핑크색이 주는 억압에 대한 불만이 여성해방운동이라는 형태로 폭발하며 잠시 아이의 옷이 중성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무렵 중성적인 규범은 흔들리기 시작하며 여아는 핑크 남아는 블루라는 인식의 제품이 다시 등장했다.

저자는 1980년대 보급된 초음파검사 때문이라 분석했다. 임신 중 아이 성별을 알 수 있게 되면서 성별에 맞춘 아이 용품이 인기를 얻었다는 견해다. 이 기류는 2000년대 디즈니가 발표한 ‘디즈니 프린세스’가 성공을 거두면서 핑크의 세계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여자아이는 정말 핑크를 좋아할까>(나눔의집.2018)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책은 ‘여자아이들은 언제부터 핑크를 좋아했을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해 핑크의 역사와 문화를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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