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술잔 돌리기는 술 마시는 예법이다? ‘수작’
[책속의 지식] 술잔 돌리기는 술 마시는 예법이다? ‘수작’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1.18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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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한국인의 독특한 술자리 문화인 ‘술잔 돌리기’는 언제부터 등장했을까.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2018.휴머니스트)에 따르면 술잔 돌리기는 고대 중국의 술 마시는 예법에서 시작되었고, 조선 시대 양반들의 제사와 풍속 교화를 통해 지속하였다.

본래는 왕과 신하, 웃어른과 아랫사람, 주인과 손님 간에 공경과 답례의 의미를 담은 술 마시는 예법이었다. 이를 이르는 말이 ‘수작(酬酌)’이다. 수작은 술잔을 주고받는다는 뜻을 지닌 용어로 술을 마실 때 상대방이 나의 술잔을 채워줄 때까지 기다렸다 마시는 방식을 말한다. 수작의 ‘수(酬)’는 주인이 손님에게 술을 권한다는 뜻이고, ‘작(酌)’은 액체를 따른다는 글자로 손님이 답례로 주인에게 술을 따른다는 뜻을 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술잔 돌리기 문화가 비단 한국에만 있는 관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오키나와현의 최남단에 위치한 미야코지마 섬 사람들도 술을 마실 때 술잔을 돌린다. 이들은 매우 슬픈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 ‘오토리’라는 회식을 갖는데 참석자 중 한 사람이 “오토리를 돌려볼까요?”라 말하면서 마치 파도타기처럼 차례차례 술잔을 돌린다.

또 남태평양 피지에서도 만날 수 있다. 귀한 손님이나 친구가 집에 오면 사람들이 모여 ‘카바’라는 술을 마시는데 회식 주도자가 카바가 가득 채워진 술잔을 손님에게 갖다 준다. 손님은 박수 속에서 단숨에 다 마시고 다시 빈 잔을 주도자에게 건네는 식이다.

책은 이처럼 한국인은 왜 술잔을 돌리는지, 왜 신발을 벗고 방에서 식사하는지, 현대에 이르러 밥을 스테인리스 스틸 그릇에 담게 되었는지 등 식사 방식의 역사를 음식문화사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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