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립 전 대한민국, 어떻게 올림픽에 출전했을까
정부 수립 전 대한민국, 어떻게 올림픽에 출전했을까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1.16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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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올림픽 교과서> 한국방정환재단 기획, 스포츠문화연구소 지음 | 김대중 그림 | 천개의바람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곳곳에서 여러 목소리를 내며 애쓰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언제 처음 태극기를 들고 올림픽에 출전하게 되었는지 아는가. 바로 약 70년 전 1948년 1월 스위스의 생모리츠 동계 올림픽 때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 1948년 8월 15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상하다. 올림픽에 국기를 들고 출전하려면 국가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우리는 정부 수립 전에 올림픽에 참가했다는 말이다. 게다가 올림픽 개최 전년도에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총회에서 출전 자격을 부여받아야 한다. 또한 올림픽 정식 종목 중에 최소 5개 이상의 종목에서 세계연맹에 가입되어 있어야 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여기에 숨은 공로자들과 감동적인 사연이 있다. 당시 미국통이라 불렸던 전경무와 이상백, 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미국인 애버리 브런디지, 그리고 이원순이다. 브런디지는 국제 스포츠분야에 영향력이 컸다. 그와 친분이 있었던 이상백은 전경무와 함께 한국이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도록 브런디지를 설득하고 정부 수립 전부터 올림픽 참여에 노력했다.

모든 지원 약속과 준비가 완료된 후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 자격을 부여받기 위해 전경무는 미군 비행기를 타고 스톡홀름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그만 비행기가 추락해 전원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일 일어난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조선올림픽대책위원회는 미국에 있는 사업가인 이원순에게 도움을 청한다.

문제는 또 발생했다. 이원순이 미국에서 수십 년을 살았어도 국적이 조선인인 데다 아직 정부수립 전이라 여권을 만들 수도 없었던 것. 이에 그는 직접 사제 여권을 만들었다. 일종의 여행 증명서로 자신의 신체적 특성을 적은 것은 물론 여행 사유와 당시 미국에서 일하는 부인의 경력까지 적어 영국 총영사관에 비자를 내달라 찾아간다. 사제 여권을 들고 찾아온 동양인 모습에 얼마나 어이없었을까. 그러나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그의 모습에 영국 대사관은 비자를 내주었다.

<생각하는 올림픽 교과서>(천개의바람.2017)가 소개한 내용이다. 대한민국 올림픽 참가의 시작에 얽힌 놀라운 이야기다. 책은 올림픽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숨겨진 이야기까지 소개해 올림픽의 내면과 외면 모두 살핀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흥미를 불러줄 교과서로 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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