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은산분리 규제' 완화...ICT 혁신 위해선 필요"
"뜨거운 감자 '은산분리 규제' 완화...ICT 혁신 위해선 필요"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7.11.16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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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본이 투자돼야 IT적인 마인드로 접근...더 나은 편의 제공"
▲ 학계에서 역시 국내 은행업 발전을 위해서는 과감히 규제를 풀고,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만 규제를 유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카카오뱅크)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돌풍과 이로인한 소비자 편의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반대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와 관련한 법안이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은산분리규제란 은행법상 산업자본에 대해선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을 최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말한다. 쉽게 말해 기업이 은행 지분에 투자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규제에 찬성하는 쪽은 케이뱅크 특혜 의혹 문제, 기존 법 테두리 안에서 금융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의견을 든다. 하지만 그 반대 주장도 만만치않아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은산분리 완화 없이 인터넷은행 안된다' 정책토론회 열려

16일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한국금융ICT융합학회와 국회의원회관에서 '은산분리 완화 없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안된다'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근 정치권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펴는 반면, 업계는 산업 자본 없이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이와 관련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문종진 명지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은산분리 완화의 해법으로 산업자본의 지분과 의결권을 15%까지 인정하는 지방은행으로 규정하자는 움직임도 있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은산분리 제도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인터넷은행에 한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 위한 최저자본금이 500억원인데 이를 100억원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 교수는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의 진입을 쉽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인터넷은행, 금융업 이자 IT서비스...기다림의 투자 필요"

학계의 다른 전문가 역시 국내 은행업 발전을 위해서는 과감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은행업'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산업자본이 투자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은행업 경쟁력을 좇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학계의 한 교수는 "업계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면 은산분리 완화로 인해 현재 영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라며 "인터넷은행은 금융업이기도 하지만 IT(정보기술) 산업이기도 해서 바로 수익을 창출하기 전에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데 은행이나 금융업 주주들은 바로 수익을 내기를 원해 투자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익명의 다른 교수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경영하다보면 주주들간 이해관계가 갈리기 시작한다"며 "산업자본이 투자돼야 카카오 택시와 같은 예처럼 IT적인 마인드로 소비자에게 더 나은 편의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이미 증권사, 보험사는 대기업 소유... 이는 글로벌 흐름"

강인수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행 법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가지고 쌈짓돈으로 여기는 게 문제다는 원론적인 접근으로 바라보지만 형평성 부분에서 어긋나는 점이 크다"고 말했다.

은행은 대기업이 못하게 돼 있지만 금융 영역이 허물어져 있어 이미 증권사, 보험사는 대기업이 보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강인수 교수는 "은산분리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얼마나 실효성이 높아질지 회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현실과 괴리가 떨어진다"며 "은행에서 현재 방카슈랑스를 통해 펀드를 팔고 있고, 여타 금융기관에서도 은행에서 하던 업무를 하면서 경쟁체제를 가고 있는 마당에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시대적인 흐름과 벗어난다"고 말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 아래 금융ICT 융합기업들에 의해 세계 금융시장이 급격히 재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규제 장벽으로 인해 모바일 금융혁명 시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두 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했지만 은산분리 완화 없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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