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오이? 희한한 건축물
미사일? 오이? 희한한 건축물
  • 김현태기자
  • 승인 2010.04.08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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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외국에 나가 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질서와 거리가 먼가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외관이 그렇다. 천편일률적인 건물이나 주택에 어지러운 간판이 주는 혼란스러움을 새삼 깨닫는다. 동시에 깨끗한 도시가 얼마나 쾌적함을 주는지 알게된다.

간판의 글자체 하나에서 멋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적 요소를 발견하면, 그 도시가 가진 품격과 교양을 저절로 느껴진다.

새 책 <세계 디자인 도시를 가다>는 공공디자인 '모범' 도시 12곳(6개국)을 담은 보고서다. 다소 생소한 용어인 공공디자인은 도시의 공간을 재구성함으로써 환경을 변화시키고 주민들의 삶을 업그레이드시킨다. 또한 범죄율을 줄이고 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한다.

때론 형식이 내용을 규정하고, 존재가 정신을 만든다. 어떤 환경 속에서 사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멋진 디자인은 마치 마음에 드는 새 옷을 입는 기분과 뭐가 다르랴.

우리의 답답한 현실에 속상함을 느낄 건축물은 바르셀로나에서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인 카탈루냐 광장은 사진만으로 낭만이 넘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디자인에서 개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하는 건축물로 바르셀로나의 랜드마크인 '토레 아그바르'를 빼놓을 수 없다. 도심 한가운데 우뚝 솟은 빌딩이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장 누벨이 만든 이 건물은 생김새가 묘하다. 미사일, 오이, 남자의 성기 같은 별명으로 불린다. 한 식수회사 건물인 토레 아그바르는 4,400개의 창문과 5만 6,619개의 투명 유리판이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색을 내며 변신한다.

'카사 밀라' 역시 바르셀로나의 명물이다. 거대한 돌을 일일이 조각해서 하나하나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지은 공동주택이다. 바다의 해조류나 파도모양, 물고기, 불가사리 등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거대한 예술품이다.

책은 도시 환경을 개선한답시고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엎고, 현대성을 부여한다는 의도로 오래된 건축물을 헐고 그 자리에 고층 빌딩을 세우는 것이 공공 디자인의 바람직한 모습인지 묻고 있다.

 

버러진 창고와 공장이 가득했던 지역이 뉴욕의 대표적인 문화지역으로 탈바꿈한 '첼시 마켓'이나 화력발전소를 새 단장해 영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 된 '테이터 모던'이 반증이다.

특히 혁신적인 공공 디자인의 영감은 '에덴 프로젝트'로부터 얻을 수 있다. 런던에서 6시간 걸리는 오지이자 폐광지역 웨일즈 콘월을 대형 식물공원으로 만들어 '인간을 위한 생태학습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디자인 도시들이 어떻게 공간을 재창조하고, 아울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왔는지 보여준다.

아울러 정책을 세우고 추진하는 공직자들에게는 공공 디자인의 모범 사례를 접하는 기회를, 디자인 전공자들에게는 사람과 환경 중심이라는 현 시대 디자인의 세계적 조류를 엿보는 즐거움을 줄 것이다. <사진 위에서부터 카탈루냐 광장. 토레 아그바르. 카사 밀라. 테이터 모던(내부에 들어가 보면 마치 벼락이라도 친 듯 바닥에 이리저리 금이 가 있다. 바닥은 실제 금이 아니라 대형 설치 조각 작품. 인종간 국가, 종교간의 갈등과 균열을 의미). 파리 한 건물의 공사장 가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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