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전쟁도 멈추게 한 '맥주'
[책속에 이런일이] 전쟁도 멈추게 한 '맥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9.0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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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맥주가 있었다> 미카 리싸넨, 유하 타흐바나이넨 지음 | 이상원, 장혜경 옮김 | 니케북스
▲ 1915년 1월 런던의 한 신문1면 모습, 1914년 성탄절 영국과 독일군 전선 모습 (사진=캡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맥주와 관련한 이색적인 사건이 있다. 때는 제1차 세계대전, 서부 전선에서 대치 중인 독일군과 영국군이 서로에게 겨눴던 총을 내려놓고 함께 맥주를 나눠 마셨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다.

목숨이 걸린 전쟁에서 서로 맥주를 나눠 마시다니? 사연은 이랬다. 1914년 성탄 이틀 전부터 영국군 진영에서 캐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에 독일군도 캐럴로 화답했고 양 진영의 노랫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장기 참호전에 지쳤던 병사들은 양초와 크리스마스트리로 참호를 장식하면서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영국과 독일이 대치한 전선 곳곳에서 병사들이 비공식 휴전에 합의하고 함께 성탄을 축하했던 것. 

성탄 전날이 되자 본격적으로 평화의 노력이 시작되었고 적국의 말을 할 줄 아는 병사들은 상대의 참호를 향해 소리쳐 휴전을 제안했다. 먼저 영국군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쓴 큰 글자판을 만들어 독일군 참호를 향해 세우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글을 읽은 독일 병사들이 “발사 중지! 참호 밖으로 나오면 맥주를 주겠다”라 외쳤다. 총을 쏠지도 모르는 상황에도 이를 믿은 영국의 몇몇 병사들이 일어섰고 독일군은 진짜 맥주 한 통을 영국군 쪽으로 굴려 보냈다.

전선 한중간에 맥주 두 통이 놓였고 양쪽 진영의 병사들이 맥주를 나눠 마시는 놀라운 광경이 연출됐다. 병사들의 돌발행동에 양쪽 지휘관들은 임의로 휴전을 협의하고, 병사들은 성탄 선물로 담배와 야전 식량을 주고받으며 적군과 아군이 어우러져 성탄을 즐겼다. <그때, 맥주가 있었다>(니케북스.2017)가 소개한 이야기다.

책은 이 밖에 맥주 애호가 정당이 정식으로 의회에 입성하게 된 폴란드 이야기,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맥주를 마시는 게르만인의 이야기 등 맥주와 역사를 흥미롭게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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