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서 배우는 화학> 얀 베르쉬에, 니콜라 제르베르 지음 | 정상필 옮김 | 양문출판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인류 최초의 화장품으로 볼 수 있는 ‘향수’는 약 5천 년 전 고대 사람들이 제사를 지낼 때 몸을 청결하게 하며 종교적 의식에서 비롯됐다. 근대적인 의미의 향수가 등장하고 향수로 직업전환을 한 계층이 있다.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그라스 지역의 무두장이들이다.
향수의 수도로 불리는 그라스 지역은 원래 무두질 공장이 많기로 유명하다. 무두질은 동물의 원피를 가죽으로 만드는 공정을 말한다. 지방이나 살 조각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무두질 장인들은 17세기 무렵만 하더라도 동물 가죽으로 만든 제품에서 나오는 악취로 고민이었다.
무두질 장인 장 드 갈리마르는 가죽 장갑에 향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그 후 장갑을 카트린 드 메디치에 선물했고 이 발명품은 곧바로 부르주아지 사회에서 대유행했다. 이때부터 그라스의 장인에게는 향수와 장갑제조업자라는 지위가 주어졌다. 17세기 가죽 산업이 쇠퇴하자 그라스는 자연스럽게 향수 산업으로 눈을 돌렸고 오늘날 샤넬 등 유명 브랜드 업체들은 그라스에 농장을 소유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화학을 재발견하는 <집 안에서 배우는 화학>(양문출판사.2017)에 실린 향수에 관한 대목이다. 책은 우리가 사는 집 곳곳을 화학으로 탐험하며 거실, 욕실, 침실, 정원 등에서 볼 수 있는 물건들에 숨은 화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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