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폴레옹 말갈기로 이 닦다? 물건에 깃든 사소한 사연들
[신간] 나폴레옹 말갈기로 이 닦다? 물건에 깃든 사소한 사연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6.16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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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의 탄생> 앤디 워너 지음 | 김부민 옮김 | 앤디 워너 그림 | 푸른지식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많은 물건은 누가 발명했을까. 이를테면 칫솔, 신발, 전자레인지, 진공청소기, 종이 커피 필터 등 흔한 일상용품들 말이다. <물건의 탄생>(푸른지식.2017)은 일상 속 물건들에 숨은 사소한 역사를 글과 그림으로 소개한 책이다.

나일론 칫솔모를 쓰기 전 1930년대까지만 해도 멧돼지 털과 오소리 털 같은 동물의 털을 칫솔모로 썼다. 특히 나폴레옹은 말갈기 칫솔모를 썼다. 19세기 무렵 신발은 본래 사치품이었다. 어지간한 부자가 아니고서는 구두 한 켤레 이상 살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런 사치품을 얀 에른스트 마첼리허르라는 흑인의 노력으로 누구나 살 수 있는 대중 물품이 됐다.

구두 가격이 비쌌던 이유는 대부분 자동화된 제조 공정 중 구두에 가죽을 씌우는 작업인 ‘라스팅 작업’은 수작업으로 해야 해서다. 본래 기계공이었지만 수습 구두장이로 일하던 중 비효율적인 공정과정을 보고 구두 공정과정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기로 했다.

건강도 돌보지 않은 채 개발에 몰두하기를 5년, 마침내 기계를 완성했다. 그러나 마첼리허르는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결국 결핵으로 죽고 만다. 한 남자의 노력 덕분에 사치품이었던 신발은 대중화 길로 들어섰다.

전자레인지는 순전히 배고픈 한 기술자의 우연한 발견으로 탄생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인 1945년 군수업체 레이시온 소속의 레이더 기술자 퍼시 스펜서는 배가 고팠다. 주머니에 든 초콜릿 바를 꺼내려 했는데 완전히 녹아있었다. 그는 단지 마이크로파를 발진하기 위한 진공관의 하나인 ‘자전관’ 옆에 서 있었을 뿐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해 그는 곧바로 몇 가지 실험을 했다. 자전관 앞에 옥수수 낟알 한 줌을 흩뿌리자 옥수수 낟알이 터지며 팝콘이 되었다. 이후 레이온사는 상용 전자레인지 기술 개발을 추진했고 1970년대 후반쯤 작아지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

이 밖에 최초의 가로등은 지금보다 200배나 밝아 눈과 피부질환을 유발할 정도였다거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짧은 연필을 좋아해 그만을 위한 짧은 연필을 특별히 생산했다는 등 흥미로운 내용이 담겼다. 주변 물건을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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