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포토+] 쟈스민 향의 커피 꽃 '실제보니 신기하네'
[WP포토+] 쟈스민 향의 커피 꽃 '실제보니 신기하네'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7.06.13 2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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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커피농장엔 커피 씨앗부터 커피 꽃과 열매가...
▲ 은은한 쟈스민 향이 나는 아름다운 커피 꽃 (사진=담양커피농장)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혹시 우리나라에서 커피나무나 커피 꽃, 열매를 본 사람이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원두 커피를 마시는 국내 인구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커피의 원료가 되는 커피 '빈(Bean콩)'은 대부분 남미쪽에서 수입하고 있다. 커피나무는 섭씨 15도~25도에서 성장하기가 좋다. 15도 이하에서는 성장을 거의 멈춘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커피나무를 키우기란 쉽지 않다. 3계절은 야외에서 키울 수 있지만 겨울철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다양한 커피체험을 할 수 있는 담양커피농장에서 커피에 대해 설명중인 임영주 대표 (사진=정미경 기자)

지난 3일 담양의 한 커피농장을 방문했다. 이 커피농장에서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커피나무와 쟈스민 향이 그윽하게 풍기는 아름다운 커피 꽃을 볼 수 있었다. 꽃이 피어있는 줄기에는 붉게 익은 커피 열매(커피체리)도 주렁주렁 열려 있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커피 농사를 짓고 있는 임영주 대표는 "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로 변해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기온은 크게 차이가 없다"며 "현대화된 시설로 재배 방법을 잘 익히고, 겨울철 기온 관리를 잘하고 풍토에 적응시키면 아프리카처럼 기온이 높지 않아도 강한 커피나무로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 붉은 색 커피열매(커피체리)가 주렁 주렁 열린 커피나무 (사진=정미경 기자)

전직 기자 출신인 임대표는 2010년 아프리카 케냐에 출장을 갔을 때 커피농장 투어를 하게 됐다. 대 규모의 커피농장 안에서 커피나무가 ‘테라로사(붉은 땅)’에서 자라고 있었다. 커피 씨앗인 ‘피치먼트’를 탈곡하는 과정을 구경하며 커피 씨앗 몇 알을 가져와 싹을 틔우는데 성공하고 잘 키워냈다.

이후 커피공부를 열심히 했고, 2013년 50평의 하우스 시설에서 본격적으로 시험재배에 들어갔다. 봄, 여름, 가을에는 노지에서 재배를 할 수 있었지만, 겨울철에는 난방 문제로 인해 커피나무와 주인 모두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16년 가을에는 400평의 대규모 현대식 하우스를 시공해 지금의 커피농장에 이르렀다. 이곳에서는아프리카와 중남미, 동남아 3대륙의 8개국 커피 10종이 땅속에서 막 새싹을 틔우고 올라오는 새순부터 어린 묘목, 다 큰 나무까지 많은 커피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 땅 속에서 새싹을 틔우고 올라오는 어린 커피 나무 (사진=정미경 기자)

담양커피농장에서는 커피에 대해 놀라운 사실을 몇 가지 알게 된다.

먼저, 빨간 커피열매에서는 커피향이나 커피 맛이 나지 않는다. 커피열매 속에 있는 씨로 커피를 만들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커피열매는 당도가 약 19~23브릭스에 이를 정도로 아주 달다. 일반 과일 보다도 더 달다고 할 수 있다. 맛도 매우 색다르다.

또한, 새하얀 커피꽃에서는 자스민향이 난다. 마치 자스민과 오렌지, 아카시아 꽃 향이 섞여 있는 듯 향이 은은하면서도 달콤하다. 커피꽃은 자가 수정을 하기 때문에 비가 오기 직전에 꽃을 피운다. 종에 따라 다소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달라 농장 안에서는 꽃이 계속 피고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커피열매의 껍질을 까보면 또 한번 놀란다. 커피열매 속에는 일반적으로 씨가 콩처럼 두 쪽씩 들어 있어서 ‘빈Bean'이라고 하는데, 1개나 3개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1개의 빈이 들어 있는 것을 ‘피베리 빈(Peaberry Bean)’이라 하고, 2개는 '플랫 빈(Flat Bean)', 3개는 '트라이앵글러 빈(Triangular abaeen)'이라고 한다.

▲ 커피열매가 달린 커피나무부터 어린 묘목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는 담양커피농장 내부 (사진=정미경 기자)

특히 이곳에서는 아프리카까지 가지 않고도 원두가 한 잔의 커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체험할 수 있다. 커피나무에 열려있는 커피체리를 직접 따서 맛보고, 원두를 볶고(로스팅), 갈아(그라인딩)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직접 내리고 마셔 본다. 그 진한 커피 향에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감탄할 정도다. 코 끝에 스쳤던 하얀 꽃과 짙은 커피 향, 분위기 좋은 카페 같은 체험장에 또 다시 가고 싶을 정도다. 커피꽃의 꽃말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Always be with you)'라는데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할 커피가 있어 좋다.

앞으로도 임대표는 유기농 생두와 원두, 커피잼, 커피꽃차, 커피잎차, 발효커피 등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 개발과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그와 더불어 커피농장도 확대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다. 농장 근처에는 담양에서 유명한 죽녹원과 메타세콰이어가로수길이 있고, 소쇄원과 면앙정, 무등산 등의 볼거리와 대통밥과 죽순, 떡갈비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 커피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담양커피농장에 꼭 들려보길 권한다.

▲ 하얀 커피꽃과 붉은 커피 열매가 같이 달려 있는 커피 나무 (사진=담양커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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