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야채가 맞나? 채소가 맞나? 굳이 가려 쓸 필요 없어
[신간] 야채가 맞나? 채소가 맞나? 굳이 가려 쓸 필요 없어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6.13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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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인문학> 정혜경 지음 | 따비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방송을 보면 어느 프로에서는 야채라는 표현을 그대로 쓰고, 어느 프로에서는 출연자가 야채라 말하면 자막은 채소로 나간다. 야채(野菜)가 올바른 표기일까 채소(菜蔬)가 올바를까. 전문가들도 각기 다른 의견이다.

<채소의 인문학>(따비.2017)의 저자는 굳이 야채라는 표현을 기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야채라는 표현이 채소의 일본식 표현이라는 것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논란이 될 만한 대목이다. 어떤 근거로 이런 주장을 펼치는 걸까.

각종 사물의 명칭을 고증해 1870년에 펴낸 책 황필수의 <명물기략>에서 근거를 찾았다. 명물기략에 따르면 “채소는 풀 중에서 먹을 수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채소를 ‘밭에서 인위적으로 기르고 관리한 식물을 일컫는다’는 범주보다 좀 더 넓다. 이런 맥락에서 야채라는 단어를 굳이 꺼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또 조선 시대의 많은 문헌에서도 野菜(야채)라는 용어가 여러 차례 등장했고 과거부터 함께 쓰인 단어인 만큼 굳이 가려 쓸 필요가 있느냐는 이야기다. 두 단어를 가려 써야 한다는 주장은 국어 순화의 움직임으로 혹은 애국심의 발로 차원에서 비롯되었을 터다.

때문에 야채가 일본에서 온 말이라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세종문화상을 수상한 박갑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도 2015년 한 인터뷰에서 야채도 조선 지전부터 써 오던 말이라 밝혔다. 단지 마침 일본에서도 동일하게 쓰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 국립국어원에서도 야채를 ‘채소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로 정의해 통용한다.

<채소의 인문학>(따비.2017)은 이 밖에 우리 민족 밥상의 근간을 이룬 채소의 역사를 여러 고증으로 살피며 오랜 시간 한민족의 생명줄이었던 채소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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