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원숭이`까지 사랑하는 `백발의 제인`
`부시 원숭이`까지 사랑하는 `백발의 제인`
  • 북데일리
  • 승인 2005.06.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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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 평양의 한 공원에서 어린 소녀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원숭이로 풍자해 그린 노란 풍선을 들고 있는 사진이 외신을 타고 전해져 화제를 모은 일이 있다.

이어 6월 5일 국내에서는 네티즌들이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부시 대통령과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를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부시`를 경매물로 내놓은 네티즌은 "“이라크에 시비 걸다가 창피당해 엉덩이가 빨개진 미국 수입산 `전투 원숭이`를 판다"며 "재활용 되지 않으니 버릴 때는 별도 세금이 부가된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뿐 아니라 부시 대통령에 대한 혐오증은 특히 유럽을 비롯 전세계적으로 만연해 있다. 심지어 미국 내에서는 지난해 연말 크리스토퍼 사비도(23)라는 젊은 화가가 미술잡지 `애니멀` 주최로 뉴욕 맨해튼 첼시마켓에서 열린 미술전시회에서 자신의 작품 "부시 원숭이(Bush Monkeys)"를 소개해 난리가 난 일이 있다.

부시 대통령을 희화화했다는 이유로 한달동안 열릴 예정이던 전시회는 이틀만에 문을 닫자 예술가들과 언론이 발끈하고 나선 것. 당시 전시회를 준비했던 큐레이터는 "전시장을 소유한 첼시마켓 측이 `부시 원숭이`를 문제삼아 그림을 떼어내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작품들을 밖으로 끌어냈다"고 폭로했다.

미국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까지 거론됐던 이 사건은 한 독지가의 후원으로 맨해튼 홀랜드 터널근처의 대형전광판에 `부시 원숭이`를 다시 전시해 미국의 방송과 신문은 물론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원숭이`가 갖는 원래 의미 외에 영어에서는 `놀림감` `바보` 혹은 `조롱하다, 놀리다`(make a monkey of a person)라는 뜻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부시에 대한 전세계적인 혐오감은 의외로 대단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도 `타잔의 제인`보다 더 아프리카 밀림을 동경했던 세계적인 동물보호 운동가 이자 동물생태학자 제인 구달(71)이라면 `부시 원숭이`를 사랑으로 감쌀 터. 그의 이름을 영어로 쓰면 `Jane Goodall`. `구달`이라는 성(姓) `Good All`은 마치 `모든 이에게 선행을`이라는 뜻으로 새겨진다.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자로 알려진 그는 동료 마크 베코프 교수와 함께 쓴 책 `제인구달의 생명사랑 십계명`(2002. 바다출판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동물들에 대한 여러 종류의 학대들을 기술하고 있기는 하지만, 각 개인이 현재 상태를 바꾸기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분은 이 점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얼마나 바꿔야 할 것이 많은가?"

동물보호가 `사치`일 수 있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에게 이 책은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 동물을 보호한다는 것이 사람을 보호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기에 `동물의 문제`가 바로 `사람의 문제`라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혐오의 대상이 된 `부시 원숭이` 역시 제인 구달의 사랑 앞에서는 소중한 한 생명일 따름이다.

다음은 제인 구달의 생명사랑 10계명

1. 우리가 동물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기뻐하자

2. 모든 생명을 존중하자

3. 마음을 열고 겸손히 동물들에게 배우자

4. 아이들이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도록 가르치자

5. 현명한 생명지킴이가 되자

6. 자연의 소리를 소중히 여기고 보존하자

7. 자연을 해치지 말고 자연으로부터 배우자

8. 우리 믿음에 자신을 갖자

9. 동물과 자연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돕자

10.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희망을 갖고 살자

(사진설명 = 사비도의 아크릴회화 작품 `부시 원숭이`, 부시 미 대통령을 침팬지로 비유한 사진모음, 사진작가 마이클 너이겐바우어의 `제인 구달과 친구들`)[북데일리 노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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