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매년 느는데...해독 불능 '보험 약관' 어찌하리오
민원 매년 느는데...해독 불능 '보험 약관' 어찌하리오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7.06.07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준없앤 자율약관 법 통과 안돼...동부생명 4회 연속 1위 참고할만

       

▲ 일부 보험사들이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약관을 따른다는 명목으로 어려운 약관을 그대로 방치해 소비자의 편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소비자 A씨는 보험사가 보내준 고지서를 볼때마다 내용이 복잡하고 용어가 어려워 내팽개친다. 약관은 더 그렇다. 상품 관련 의문이 생겨 약관을 살펴보다 도저히 이해를 못해 대개 전화상담을 요청한다. 이는 비단 A씨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 소비자 편의 고려하지 않는 보험사, "금감원이 한대로" 변명

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 민원은 1만6,307건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생명보험 민원의 51.1%, 손해보험은 21.8%가 보험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 발생했다. 대다수 이슈는 판매자와 소비자간 약관의 해석이었다.

보험사는 금감원이 제시한 표준약관으로 보험약관을 만들거나, 보험사 자체적으로 약관을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편의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에 표준약관을 없애고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하도록 약관제도를 개선하려했는데 법이 통과가 안됐다"며 "금감원에서 작성하던 약관이 사라지면 나름대로 회사 스스로 작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위원단 90% 일반인 10%가 참여하는 약관 이해도 평가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에서는 아직 변화가 없는 상태다. 약관을 손볼 유인이 적어서다. 평가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는데다 약관이 어렵다고 상품이 판매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특히 민원이 제기되면 "금융감독원에서 하는 대로 했다"고 말하는 게 일상인 보험사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다. 김 연구위원은 "약관 개선을 위해선 표준약관제도를 없애는 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동부생명, 보험약관 평가 4회연속 '우수' 비결은

반면 지난해 고객만족경영 대상을 수상한 동부생명의 사례는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동부생명은 보험개발원이 공시한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에서 4회 연속 '우수' 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그 비결로 회사 측은 중장기에 걸친 꼼꼼한 자료수집과 분석, 자체 약관을 꼽았다. 

  동부생명 관계자는 "고객 채널제도를 통해 보험약관이 보기 불편하다는 고객의견을 바탕으로 회사 자체적으로 약관을 알기 쉽게 개선했다"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의 잘된 약관을 참고해 어떤 면을 고치면 고객이 이해하기 좋을지 약 1년간 종합적으로 고치고 다듬었다"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