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포토] 서울시립미술관의 ‘앤솔러지(Anthology)’ 전
[WP포토] 서울시립미술관의 ‘앤솔러지(Anthology)’ 전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7.05.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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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 컬렉션의 민중미술 대표 작품 전시
▲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중인 '가나아트 컬렉션 앤솔러지Anthology'전 (사진=정미경 기자)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층에 마련된 상설전시실에서 ‘가나아트 컬렉션 앤솔러지(Anthology)’전이 진행 중이다. 2016년 5월 3일 시작한 이 전시는 민중미술 작가 24명의 대표 작품 28점을 선보였다. 주로 1980년대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민중미술과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극사실주의와 표현주의 경향의 작품들이다. 한국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이 작품들은 가나아트로부터 2001년에 기증받은 것들이다.

▲ 홍순모 <너희는 눈을 높이 들어 누가 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나 보라> (사진=정미경 기자)

먼저 전시장 입구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홍순모 작가의 <너희는 눈을 높이 들어 누가 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나 보라>라는 긴 제목의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종교적인 성찰을 담은 작품으로, 거칠고 투박한 형태로 표현된 남루하고 지친 표정의 남자 전신상은 원죄로 인해 고통받는 인류 전체의 모습을 나타낸다.

▲ 임옥상의 <달맞이 꽃>(좌)과 손장섭의 <조선 총독부>(우) (사진=정미경 기자)

이어 임옥상의 <달맞이 꽃>과 손장섭의 <조선 총독부>가 있다. 임옥상은 80년대에 민중미술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현재까지도 현실을 비판하는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1979년에 그려진 이 작품은 척박한 황토 위에 꽃을 하얀 실루엣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암울한 시대 상황에 대한 은유로 해석된다.

손장섭의 <조선 총독부>는 일제시대의 참상을 무겁고 칙칙한 회색톤으로 표현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제 식민정책의 잔재와 청산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가의 대표 작품이다.

▲ 오윤의 <대지>, <춤>, <낮도깨비>, <바람부는 곳> (사진=정미경 기자)

또한 목판화로 유명한 오윤의 작품 <춤>, <대지>, <낮도깨비>, <바람이 부는 곳>을 볼 수 있다. 그는 40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현재까지도 민중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 세월호 참사 관련 작품 전시와 책 출간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홍성담 작가의 ‘고풀이’가 있다. 그는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선전요원으로 활동하는 등 민중미술가로 이름을 날렸다. 이 작품은 전라도 지역 씻김굿의 한 과정인 고풀이를 하는 무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고풀이는 망자가 저승길로 잘 가도록 그 넋을 달래주기 위한 제의적인 성격의 춤이다. 그림을 조금 아는 이라면 그의 작품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 한애규의 <즐거운 우리집-불화>(전), 황재형 <물지게꾼>(후), 홍성담 <고풀이)(우) 등 (사진=정미경 기자)

그외 황재형의 <물지게꾼>, 민정기의 <오대산 오대도>, 박불똥의 <사령관 각하의 부스럼>, 강요배의 <맥잡기>, 한애규의 <즐거운 우리집 - 불화>, 심정수의 <오늘>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한편 앤솔로지 전 왼쪽의 또 다른 상설전시관에서는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전도 진행되고 있다. 그녀의 작품 ‘미인도’의 위작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민감한 시기여서인지 사진 촬영은 전면 금지된 상태다. 1998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된 미공개작을 중심으로 그녀의 초기 스케치 등 30여 점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앤솔러지전은 2018년 12월 31일까지, 천경자전은 2017년 12월 31일까지 무료로 계속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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