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이탈리아의 골칫덩이, 얹혀사는 큰 아기 28세 ‘밤보치오니’
[책속의 지식] 이탈리아의 골칫덩이, 얹혀사는 큰 아기 28세 ‘밤보치오니’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5.02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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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와 살고 있습니까?> tvN <판타스틱 패밀리> 제작팀 지음 | 중앙북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쓸모없는 큰 아기라는 뜻의 ‘밤보치오니’는 ‘캥거루족’과 비슷한 뜻으로 이탈리아에서 등장한 신조어다.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얹혀사는 성인들 문제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탈리아는 경제적 지원을 두고 법정 분쟁까지 일어난다고 한다.

지난해 4월 이탈리아 지방법원에서 한 판결이 내려져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한 중년 남성이 28세 아들을 더 이상 부양할 수 없다며 아들이 직장을 얻고 자립하도록 강제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한 사안이었다. 그런데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의 요지는 대학에서 수년째 공부만 하는 아들이 스스로 먹고살기 위해 일자리를 찾으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어 아들이 더는 재정적 지원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아버지는 시간제 일자리라도 얻어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목표를 위해 공부하는 아들의 학비를 아버지가 대야 한다고 판결했다.

<당신은 누구와 살고 있습니까?>(중앙북스.2017)는 이 사건을 소개하며 이와 반대로 이탈리아에서 성인인 자녀가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는 법적 분쟁도 1년에 무려 8000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2008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여파로 이탈리아의 청년 실업률이 40%까지 치솟으며 일어난 기현상이다.

이는 프랑스나 스페인, 자립을 중시하는 미국에서조차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캥거루족도 모자라 결혼 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다시 부모 품으로 돌아오는 리루턴족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책은 최근 세계경제포럼과 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캥거루족은 세계 전반의 현상이 된 지 오래라 덧붙였다.

부모에게 의존하는 자식의 증가는 불편한 트렌드지만, 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사회현상이 되었고 이는 모두의 문제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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