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의 하품`에서 찾는 진정한 행복
`이영애의 하품`에서 찾는 진정한 행복
  • 북데일리
  • 승인 2005.11.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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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KBS 토크음악쇼 `윤도현의 레브레터`의 진행을 맡고 있는 가수 윤도현은 초대손님으로 나온 배우 이영애와 동남아 한류열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 도중 윤도현은 이영애에게 "하품하는 사진이 동남아에서 고가에 팔렸다는 소문이 사실이냐"고 묻자 이영애는 "소문은 들었지만 아직 확인은 못했다"고 대답했다.

소문의 진상은 MBC 사극 `대장금`이 올 봄부터 홍콩TV 전체 시청률 1위를 달리자 홍콩의 한 주간지가 이영애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파파라치를 한국에 파견하면서 취재비로 10만홍콩달러(약 1,300만원) 지불한 것이었다.

이 파파라치는 2주동안 이영애를 따라다니며 영화 `친절한 금자씨` 촬영현장을 사진에 담았는데 이 중에 이영애의 하품하는 모습과 함께 스태프와 대화하는 장면 등이 들어 있었다. 이들 사진은 홍콩의 주간지에 4페이지에 걸쳐 소개됐고 `이영애 하품하는 사진이 고가에 팔렸다`는 소문으로 부풀려졌다.

이영애 뿐 아니라 연예계는 물론 스포츠계 스타 역시 종종 하품하는 모습이 파파라치나 사진기자들에 의해 찍혀 팬들을 즐겁게 한다. 이 사진들은 스타 역시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며 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하품은 졸리거나 피곤할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중추신경이 흥분해 발생하는 무의식적인 호흡동작이다. 팔과 얼굴 근육이 수축하고, 혀가 뒤로 당겨지며, 심박수가 증가하는 하품은 전신운동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품을 한다. 하품에 대한 딱딱한 의학적 정의를 차치하고 이영애가 하품하는 모습이 예쁘기 보다는 `인간적`이라고 말할 때 보다 알맞은 뜻풀이가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인문학평론가인 알랭(1868~1951. 본명 에밀 샤르티에)은 "하품은 피로의 표시가 아니라 오히려 내장 깊숙히 공기를 보냄으로써 긴장이나 논쟁에 익숙한 정신에게 주는 휴가"라며 "자연은 하품이라는 행동변화를 통해 인간 생명력이 살아가는 것으로 만족할 뿐 생각하는 것에는 싫증이 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역설한다.

알랭의 칼럼 `하품하는 법`에 나오는 하품에 대한 뜻처럼 보다 여유롭게 세상을 바라보면 일상은 풍요로워 진다. 한류스타들이 자신의 하품하는 모습이 못생겼다며 사진 찍힌 사실에 억울해 하기보다 `역시 같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줬을 때 얻는 역효과(?)를 감안하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

원고지 10장 정도의 분량으로 자신의 철학적 견해를 가미한 칼럼을 평생 5천여편이나 써온 알랭은 `하품의 방법`을 포함해 현대인에게 주는 행복처방전 <행복론>(디오네. 2005)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글 93편을 추려 담았다.

특히 `머리가 아플때 두통약 먹듯 우울할 때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기획편집자의 말처럼 글 하나하나가 증세에 맞는 약효가 있다. 가족과 친구가 우울해할 때 두통약처럼 사서 선물해도 좋은 책이다.

우울할 때는 `슬픈 마리` `신경쇠약` `우울증` `권태`를 보고 초조하면 `인내`를 읽도록 한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은 미덕` `행복은 관대한 것` `행복해지는 법` `행복해야 할 의무`를 읽으면 좋단다.

책은 행복이 거창하고 어려운 바람이 아니라 숨 쉬고, 산책 하고, 하품을 하며, 낮잠 자는 것처럼 쉽고 단순한 것이라는 가르침을 전한다.

[북데일리 박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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