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개지는 게 부끄러운 걸까?
얼굴 빨개지는 게 부끄러운 걸까?
  • 북데일리
  • 승인 2005.11.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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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열린책들. 1999)는 <좀머씨 이야기>, <꼬마 니콜라>의 삽화가로 유명한 장 자끄 쌍뻬(73. Jean-Jacques Sempe)의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주인공 꼬마 마르슬랭에게는 큰 고민이 있다. 바로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진다는 것’.

남들과 조금 다른 외모 때문에 늘 혼자 놀아야 했던 마르슬랭은 어느 날 르네 라토라는 아이를 알게 된다.

르네는 어디서나 재채기를 하는 병(?)을 가지고 있는 아이. 보통사람들에게는 좀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는 특징을 가졌지만 둘은 좋은 친구가 되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

“그들은 정말로 좋은 친구였다. 그들은 짓궂은 장난을 하며 놀기도 했지만, 또 전혀 놀지 않고도, 전혀 말하지 않고도 같이 있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함께 있으면서 전혀 지루한 줄 몰랐기 때문이다” (본문 중)

저자는 인물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일러스트로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테마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림을 보면 작은 동작과 모습이지만 얼굴이 빨개지는 마르슬랭이 외톨이가 되어가는 모습, 르네와 함께 즐거운 시절을 보내는 정경과 장년이 되어서 다정하게 풀밭에 앉아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장 자크 상뻬가 그린 그림의 미덕은 그 자체만으로 책장을 넘기는 사람에게 가슴 훈훈한 체온을 전해 준다는 것. 순수한 두 아이의 모습을 통해 완벽한 사람만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편견을 버리고 세상 보는 방법을 조금만 달리한다면 주변에 있는 우리들의 `마르슬랭`과 `르네`를 발견할 수 있다. 이 겨울, 따뜻한 차 한잔처럼 그리워지는 좋은 친구를 가까이서 발견한다면, 그건 커다란 축복이자 행운이다.

[북데일리 이진희 객원기자] sweetishbo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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