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총구 앞 어미오랑우탄의 깜짝 모성애... 68개 빛나는 이야기
[신간] 총구 앞 어미오랑우탄의 깜짝 모성애... 68개 빛나는 이야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3.31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이 머무는 순간들> 무무 지음 | 이지연 옮김 | 보아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자식을 아끼는 마음은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지 않는다. <행복이 머무는 순간들>(보아스.2017)에 등장하는 ‘오랑우탄의 마지막 부탁’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준다.

온종일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사냥꾼과 한 오랑우탄은 소나무 숲에 마주했다. 오랑우탄 품에는 젖먹이 새끼가 있었고 더는 도망갈 힘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 오랑우탄은 사냥꾼에게 잠시 기다리라는 듯 손을 흔든다.

사냥총을 내려놓은 사냥꾼은 희한한 광경을 목격한다. 죽음을 앞두고 어미 오랑우탄이 새끼에게 젖을 물렸다. 한쪽 젖을 물려 먹인 다음 다른 쪽까지 다 먹게 했다. 마치 평생 먹을 젖을 모두 먹이려는 듯, 사냥꾼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한 참이 지나고도 사냥꾼이 움직이지 않자 어미는 사냥꾼을 향해 다시 손을 흔든다. 그리곤 주변에 있던 넓적한 풀을 뜯어 풀잎그릇을 만들어 젖을 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고 주변 나무마다 젖이 담긴 그릇을 걸어 놓았다. 그리고 이제 준비가 다 되었다는 듯이 사냥꾼을 마주 보고 손을 저어 보였다.

죽음을 앞둔 어미 오랑우탄의 선택은 새끼의 먹을거리를 남겨두는 거였다. 나무마다 걸린 근심 어린 모성애를 새끼는 알까.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던 사냥꾼은 끝내 방아쇠를 당겼을까. 뒷이야기를 전하지 않았지만, 빛나는 모성애를 보여준 어미 오랑우탄의 행동은 우리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책은 이 밖에도 어릴 적 추운 겨울 장갑 한 짝을 대신 벗어 주었던 누나의 사랑에 평생 보답하는 동생의 헌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평생 커피에 소금을 타 마시는 하얀 거짓말, 1년 동안 까막눈 할머니를 위해 남몰래 물건을 건네준 마을 사람들 등. 반짝반짝 빛나는 68개의 이야기가 담겼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