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 뒷담화]③ 바이러스 마케팅의 힘_<위즈덤하우스>
[BS 뒷담화]③ 바이러스 마케팅의 힘_<위즈덤하우스>
  • 북데일리
  • 승인 2005.11.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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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국내 출판계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 비소설 부문 100만부 판매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위즈덤하우스. 2005)

출판사 위즈덤하우스(대표 김태영)는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이하 `살아있는`)100만부 돌파 기념 이벤트를 펼친다. 책 속에 소개된 대표적인 글과 그림 액자 18개를 선보이는 `에세이화전`을 청계광장(11월 22일까지)에서 열고 시각장애우를 위한 점자책 100질(1,2권) 전시와 무료 증정 행사를 갖는다. 또 교보문고 광화문점(11월 25~28일), 서울문고 종로점(11월 28일~12월4일)에서 순차적으로 연다.

지난 20일 청계광장에서 시작된 ‘감사와 나눔의 청계천 에세이 화전(畵展)’은 독자들의 호응도 컸다. 책 속의 한 대목인 ‘부모님 발 닦아 드리기’를 읽어주는 초등학교 1학년 손녀의 손을 행복한 표정으로 꼭 쥐고 있던 한 할머니와 ‘사랑에 송두리째 걸어보기’를 읽는 젊은 연인의 다정한 모습도 보였다.

‘살아있는’의 기획을 담당한 위즈덤하우스 기획편집팀의 고정란(34) 팀장과 정소연(29) 대리가 출판 뒷얘기를 들려줬다.

기자) 책 출간 1년만인 이달 100만부를 돌파했다고 들었습니다. 기획자로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정소연) 오늘 아침 일찍 행사장에 나와 팀원들 모두 사진을 찍으며 1년 전 책을 기획하며 매일 밤을 샜던 때가 생각나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고정란) 100만부 판매는 국내 출판계에서 몇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기록이고 그것이 우리 손을 거쳐 나왔다는 사실이 너무 기쁩니다. 또 최소한 100만명 이상의 독자에게 생활에 작은 변화를 줄 수 있었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큰 보람을 느낍니다. 마케팅만이 아니라 입소문을 통해 퍼져나갔다는 사실에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정소연) 오늘 행사장에서 나눠주는 소책자를 안받는 사람들의 이유가 ‘저 그 책 봤어요’ ‘집에 있어요’ 여서 말만 들어도 기분 좋았습니다.

기자) 작가 탄줘잉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기획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정소연) 중국출판시장에 관심이 많은 사장님이 중국출장 중 우연히 탄줘잉의 책을 발견한 게 계기가 됐습니다. 탄줘잉에 대한 정보는 책에 소개된 내용 밖에 중국 출판사측에서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중국에서 그리 널리 알려진 작가는 아닙니다. 원작 99가지 중 회의를 거쳐 49가지로 추렸습니다. 49라는 숫자는 절반을 상징하는 50을 앞두고 나머지 하나를 직접 만들어가자는 ‘참여’의 의미였습니다. 반올림이 가능해지는 순간이기도 하구요. 용기, 자신감, 도전의식, 희망, 가족애 등이 선별 기준이었습니다. 또 49가지 내용은 사람의 인생을 빗대 4계절로 나눠 삽화도 관련된 이미지들로 넣었습니다.

기자) 기획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웠던 점은

고정란) 탄줘잉 후속작을 내고 싶어서 작가와 접촉을 시도했는데 중국 출판사측에서 작가를 노출시키지 않아 진행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이 책의 아시아판권을 샀기 때문에 일본을 포함한 여러 곳에서 많은 연락이 왔는데 그런 이유로 정보를 주지 못한 것도 아쉽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출판시장이 구조와 운영방법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정소연) 책의 일러스트를 담당한 김성신씨와 밤새 메신저나 메일로 그림에 대한 느낌을 나누곤 했습니다. 컷마다 다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벽에 작업 하는 작가여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그림이 왔을까...”라며 안달이 나곤 했습니다. 원래 (웃음) 짝사랑을 못하는 타입인데 애인을 만나는 느낌으로 그림을 기다렸던 생각이 듭니다. 한달 동안 조바심 속에서 일러스트를 받아봤고 역시 기다렸던 보람대로 만족할 만한 그림이 나와 기뻤습니다. 글도 물론이지만 첫 그림샘플 컷을 봤을 때 책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기자)마케팅전략이 정평이 나있습니다. 위즈덤하우스 만의 노하우는 무엇인지.

고정란) 위즈덤하우스는 의사결정을 대표 혼자하지 않고 경영진과 직원 모두가 모여 합의점을 도출해내는 시스템입니다. 마케팅팀과 편집부가 모여서 회의를 하다보면 20명 가까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각자 아이디어를 쏟아내면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가려내고 채택된 아이디어를 기획으로 옮겨냅니다. 책 발간 후에도 2차, 3차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칩니다.

‘살아있는’ 이전에도 인터넷 마케팅을 해온 것이 노하우가 되어 블로그 이벤트를 주력했습니다. 처음, 5만부를 돌파 했을 때 2차 마케팅을 시작했고 목표 판매부수를 10만부에서 50만부로 늘렸습니다. 3차 마케팅까지 꾸준히 관리와 노력을 쉬지 않았던 것이 100만부 돌파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정소연) 우리는 책에서 ‘사이버 바이러스 인자’를 발견합니다. 네티즌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해 무엇을 옮겨 나르고 싶어 하는가를 찾고 그 `바이러스 인자`를 만들어 냅니다. 특히 이번에는 `펌글`만이 아닌 네티즌이 책 내용을 직접 실천으로 옮기게 해보자라는 전략이었습니다.

‘부모님 발 닦아 드리기’ 이벤트에서는 당선자가 부모님에게 보약 선물할 있는 기회를 제공했구요. 돌이켜보면 책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이벤트들이 총망라 됐다고 봅니다. 책을 통해 얻은 수입 중 일부로 점자책 1200질을 제작해 시각장애인에게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기자)`49가지 이야기` 중 직접 실천해 본 내용은

정소연) ‘은사님 찾아뵙기’. 책 앞부분에 배치할 만큼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소재였습니다. 이 책을 고교 담임께 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해본 것은 ‘여행 떠나기’였지요.

고정란)‘사랑에 송두리째 걸어보기’? (웃음) 상대가 나타나면 꼭 해보고 싶습니다. 특히 ‘자연과 하나 되기’는 꼭 실천해보고 싶습니다. 너무 일에 치여 여유 없이 살다 보니 그런 마음이 더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기자) 앞으로 기획자로서 포부와 위즈덤 하우스의 계획이라면

고정란) `살아있는` 외에도 기획한 다른 책들이 좋은 반응을 얻어서 보람을 느끼지만 종종 지금 너무 자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자를 위한 책을 만들기 위해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기획하는 `기본`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에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정소연) 역시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책은 아무리 마케팅이 뛰어나도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합니다. 그래서 편집자로서 항상 겸손한 태도를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시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책들은 반드시 존재해야 하고 그 책들을 위즈덤하우스가 만들 계획입니다.

유독(?) `싱글이 많다`는 위즈덤하우스의 특성 때문에 회사 측은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직원들의 짝을 찾아주는 배려까지 아끼지 않고 있다. 책과 사랑에 빠져 아직 연인을 찾지 못한 직원들이 뜬눈으로 지샌 밤샘의 나날들이 `100만부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경영진과 직원들의 끊임없는 의사소통이야 말로 위즈덤하우스의 에너지이자 생명력이다.

(사진 = 1. 위즈덤하우스 강정애, 김은정, 김미영 디자이너, 정소연 대리, 고정란 팀장, 김현종 홍보팀장. 왼쪽부터 2. 고정란 팀장(왼쪽)과 정소연 대리 )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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