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놀이를 천대말라... '놀이의 긍정성'
[신간] 놀이를 천대말라... '놀이의 긍정성'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2.27 0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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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하는 인간> 노르베르트 볼츠 지음 | 윤종석, 나유신, 이진 옮김 | 문예출판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매년 새해를 조망하는 책이 나온다. 누군가는 초연결시대라 정의하고 4차 산업시대의 미래 혁명을 말하거나 휴머노이드 출현을 주목하기도 한다. 그런데 ‘21세기는 놀이하는 사람의 시대’라 당당히 주장하는 책이 있다.

바로 놀이의 쓸모를 역설한 <놀이하는 인간>(문예출판사.2017)이다. 이 당당한 테제에 섣불리 대척점을 찾기 망설여진다. 현실 세계로 옮겨진 게임, 포켓몬고 열풍이 떠올라서다. 오락거리를 경제적 소비 트렌드로 인정해야 하는 시대이니 한편으로 책의 주장이 들어맞는다.

책에 따르면 우리가 놀이하는 인간인 ‘호모 루덴스’보다 경제적 인간인 ‘호모 에코노미쿠스’로 인간을 바라보며 놀이를 천대하고 공공의 적으로 만든 까닭은 국가 개입주의 때문이라 지적한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적 가치가 우리 삶을 지배하면서 놀이에 몰두하는 인간을 쓸모없음으로 규정해서다.

놀이의 긍정성은 비단 기능적 쾌락에만 있지 않다. 이를테면 놀이하는 사람은 두 세계를 동시에 살며 주도성을 가진다. 놀이라는 가상현실과 경험적 현실이라는 일상, 두 세계의 주체다. 놀이의 질서 구조는 참여자의 자기 주도성을 필요로 하고, 현실로 되돌아오는 시점을 결정한다. 놀이가 현실을 이중화하더라도 일상을 부인하진 않는다는 말이다.

놀이의 대상도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상생활과는 ‘다른 어떤 것’ 놀이 그 자체로 만족하는 활동을 이른다. 또 놀이의 가치는 참여자에게 긍정성을 창출하는 데 있다. 놀이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참여자 내부에 존재한다. 자발적인 참여인 만큼 놀이는 실수에도 너그러워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만든다는 주장이다.

놀이가 무엇인지, 왜 공공의 적이 됐는지, 놀이의 긍정성이 가져다줄 삶의 즐거움을 요목조목 연구하며 놀이가 즐거운 학문일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놀이 없는 사회와 인간에게 마셜 맥루헌의 말을 전한다.

“놀이가 없으면 인간은 ‘좀비 상태’로 침몰한다. 놀이가 주는 즐거움만이 완전한 인간에 이르는 길을 가리켜 준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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