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365권-7] 칫솔이 폐암 진단? 행복한 상상
[1년365권-7] 칫솔이 폐암 진단? 행복한 상상
  • 김지우
  • 승인 2009.01.09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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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퓨처 파일> 통찰력 가득한 '기발한 미래 얘기'


[북데일리] '무더운 여름날. 배가 출출해 식당을 찾았다. 가는 도중, 음료수 자판기 옆을 지나칠 때 휴대폰에 문자가 하나 떴다. 당신이 좋아할 사과 맛의 캔 음료가 나왔습니다. 식당에 앉아 기다리는 동안, 식탁 아래에 설치된 모니터를 켰다. 맛깔스런 요리 정보가 테이블 화면에 가득했다.'

신간 <퓨처 파일>(청림출판. 2008)은 멋진 신세계를 보여준다. 현재의 기술 토대위에 지은 상상력과 통찰력의 집이다. 때문에 미래의 이야기지만 곧 실현될 것 같은 세계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 '파일'에 담긴 미래의 흥미로운 이야기들.

먼저 자동차. 운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차체 외관을 프로그램 해놓을 수 있다. 갑자기 날씨가 나빠져 시야가 흐리거나 교통사고가 나면, 후다닥 눈에 잘 띄는 색으로 바꿀 수 있다.

피곤하다 싶으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버튼을 누른다. 차는 카메라와 레이저 빔을 통해 앞차의 거리를 스스로 계산한다. 앞 차와 간격이 일정 거리 이하로 좁혀지면 차가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 간격을 다시 벌려놓는다. 아예 차를 '인공지능'에 맡기고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다. 유리창이 스크린이다.

우리의 일상은 재미있어 진다.

칫솔은 우리가 내쉬는 숨을 분석한다. 만약 폐에 이상이 감지되는 경우 관련 데이터를 곧바로 주치의에 전송한다. 휴대폰은 통화 내용을 듣고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그것을 근거로 우리에게 언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거울은 1년 후나 2년 후 우리의 예상되는 외모를 보여준다. 도로는 이코노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로 구분된다. 더 빠른 경로로 가려면 요금을 더 지불해야 한다.

신기하지 않은가. 이 같은 미래를 부정할 이는 아무도 없다. 저자 리처드 왓슨은 미래학자이자 인기 칼럼니스트라고 한다. 경제와 비즈니스부터 문화, 정치, 과학 기술, 언론에 이르기까지 미래의 그림을 그린다. "불확실성의 시대인 요즘,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시선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상상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는 출판사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이전의 '미래학' 책은 상상력이 빈곤하거나, 내용이 '러프'했다. 독자로 하여금 상상력에 동조하고 무릎을 치게 하는 데 한계가 있는 책이 적지 않았다.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참신하고 친절하다. 정보가 빽빽하다. 특히 '뻥치듯' 한 가상 시나리오들만이 아닌, 실제 벌어지고 있는 실제상황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 백미였다.

책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선 '조파'라는 가상은행이 영업을 하고 있다. 조파는 P2P 대출서비스다. 돈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과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으려는 사람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먹는다. 누군가는 이런 서비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미국에는 '두잇유어셀프 디너숍'이라는 음식재료 판매점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집에 가서 곧바로 조리를 해먹을 수 있도록 재료를 깨끗하게 손질해놓는 서비스다. 고객은 해당 회사 웹사이트에 접속해 해먹을 요리의 재료를 선택하고 점포 시간을 예약한다. 그 뒤 점포에 가면 손질된 재료를 살 수 있다 .

이쯤해서 책의 내용 소개는 그쳐야 할 것 같다. 더 많은 정보를 노출하고 싶지만 저작권이란 단어가 글문을 틀어막는다. 총 461페이지.

한 가지만 더 말하자. 요즘 미디어가 시끄럽다. 위기의 신문은 방송이란 무기를 얻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하지만 원초적인 고민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편다. 나는 100%로 동조한다. 특히 신문의 경우.

"미래의 미디어가 더 많은 사람을 유인하려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김지우기자 dobe0001@naver.com]

*후기 : 두껍지만 술술 읽히는 편이어서, 세 시간 정도에 끝낼 수 있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왜냐? 저자는 이미 책을 통해 많은 글감을 쏟아냈다. 나는 그것으로 밥상을 차렸을 뿐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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