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충격과 좌절` 딛고 우뚝 선 만화가 이현세
②`충격과 좌절` 딛고 우뚝 선 만화가 이현세
  • 북데일리
  • 승인 2005.06.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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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모가 실은 작은 아버지와 어머니였다니....`

이현세는 모든 진실을 알았다. 그 때의 감정은 기쁨아닌 배신감과 자책감이었다. 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자신의 철부지 같은 행동이 생각나 괴로웠다.

이현세의 `작은 아버지`(실은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일이다. 친척들은 현세더러 상주를 하라고 했다. 그런데 현세는 도망치며 거절했다.

"싫어요. 작은 아버지 상주를 왜 내가 해요? 우리 아버지도 아니잖아요."

현세는 상복을 입고, 새끼를 매고 상여 앞에 나서는 것이 창피했다.

현세를 울린 것은 남편을 잃은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집안의 약속을 잊지 않았던 작은 어머니 태도였다. `상주`를 세우는 일과 관련, 친척의 성화을 듣다못한 작은 어머니는 다음과 같이 말했던 것이다.

"됐습니더. 우리 작은 아이 시키면 되지예."

더우기 철없던 현세는 팔을 잡는 작은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며 학교에 가버렸다. 현세는 뼈져린 자책감에 시달렸다.

"도대체 몰라도 어떻게 이렇게 모를 수 있었는가."

그 뒤, 술로 지새는 나날이 계속됐다. 당시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작은 어머니 곧 어머니의 말이었다.

"나도 이만큼 견뎌 왔는데, 나를 봐서도 네가 그러면 안된다."

어머니의 말 속에서 현세는 헤아릴 수 없는 침묵의 나날들, 그것이 얼마나 힘들었고, 그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를 깨달았다.

책 `성공시대`엔 이현세의 성공 비결이 담겨 있다. 그 첫째는 `좌절은 내 정신의 자산`이란 것이다. 그를 키운 건 8할이 방황과 좌절이었던 까닭이다.

책에는 이현세의 또다른 좌절 하나를 보여준다.

어릴 적부터 만화와 그림에 심취한 현세가 고등학교때 자신이 색약이라는 사실을 알았던 것. 그는 원했던 미대를 포기하며 큰 상처를 받았다. 그런데다 가정사의 충격까지 겹쳐 그야말로 젊은 시절을 방황 속에서 보내야 했다.

그의 성공이 빛난 것은 바로 그런 좌절을 딛고 일어선 데 있다. 이현세는 붓대신 연필을 잡고 만화가로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각고의 노력을 했다. 결국 그는 한국 최고의 만화가로 우뚝 섰다.[북데일리 제성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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