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갈아입은 '국화와 칼'
새 옷 갈아입은 '국화와 칼'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1.18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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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도 놀랄 예리한 통찰...다시 읽어 볼만

[북데일리] 일본 문화 연구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국화와 칼>(을유문화사. 2008)이 새 옷을 입고 나왔다. ‘교수들이 추천한 최고의 일본 관련 도서’, ‘대학 신입생을 위한 추천 도서’ 등으로 꼽혔던 만큼, 아직 읽지 못한 독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터다.

<국화와 칼>은 1946년 처음 출간됐다. 당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은 적국의 국민성을 연구할 목적으로 관련 학자들을 동원했다. 1944년 전쟁공보청에 근무했던 저자 루스 베네딕트 역시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일본 국민성 연구 업무를 받아 전쟁이 끝날 때까지 연구에 몰두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본을 답사하는 것이었을 터. 하지만 적국인 일본을 직접 찾아가 살펴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그는 일본에 관한 기존 연구서와 2차 문헌을 가리지 않고 읽었다. 뿐만 아니라 소설과 같은 문학 자료들과 전시 선전용 영화까지 두루 섭렵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덕에 <국화와 칼>은 “객관적이고 엄정한 분석으로 일본인들도 놀랄 정도의 예리한 통찰이 담긴 책”으로 평가 받는다.

저자는 책 제목에서 암시하듯 일본 국민을 이중적, 모순적 특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극도로 섬세한 미적 감각을 지님과 동시에 칼의 냉혹함을 숭배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모순은 모두가 진실이다. 일본인은 최고도로 싸움을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얌전하며, 군국주의적이면서도 동시에 탐미적이며, 불손하면서도 예의 바르고, 완고하면서도 적응성이 풍부하며, 충실하면서도 불충실하며, 용감하면서도 겁쟁이이며, 보수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을 즐겨 받아들인다.”

책은 일본인의 국민성이 형성된 배경을 밝히기 위해 다양한 문화 분석을 시도한다. 봉건사회의 위계체계, 메이지 유신 과정, 가족제도와 조상숭배, 육아방식과 사회화 과정 등을 면밀히 살펴본다. 그러면서 그는 “손에는 아름다운 국화, 허리에는 차가운 칼을 찬 일본인”으로 결론짓는다.

한편 이번 책에는 일본학 연구의 권위자 이안 부루마의 서문이 실렸다. 그는 <국화와 칼>에 대해 “지혜와 문체의 분명함이 돋보이는 책”이라며 “베네딕트는 위대한 인간성과 영혼의 관대함을 지닌 작가”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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