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데뷔 시인 최영미, 김용택-이문열과 묘한 인연
소설데뷔 시인 최영미, 김용택-이문열과 묘한 인연
  • 북데일리
  • 승인 2005.05.2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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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발간 첫해 50만권 이상이 팔린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창작과비평사)의 작가 최영미(44)가 최근 자신의 첫 소설이자 장편인 `흉터와 무늬`(랜덤하우스중앙)를 펴냈다.

지난 10여년 동안 몇몇 에세이집과 번역서를 포함, 두번째 시집 `꿈의 페달을 밟고`(1998), 2002년 미술에세이 `화가의 우연한 시선`(돌베개) 이후 `잠수`를 타던 최영미가 처음으로 소설을 써냈다는 소식은 언론사 문학담당 기자들을 흥분시켰고 각 매체는 그의 기사로 도배하다시피 됐다.

주인공 가족이 20세기 후반을 지내며 안겨진 상처를 내용으로 하는 소설 `흉터와 무늬`는 평단과 독자의 뜨거운 반응을 뒤로 하더라도 스타 시인의 첫 소설작품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또 이 소설은 교보문고와 지하철무가지 메트로가 선정하는 `위클리 굿북`(5월16일~22일)으로 뽑히기도 했다. 선서(選書)위원회측은 "이번주 몇몇 추천작 중 `10년만에 찾아온 귀한 손님`에 대한 반가움과 손님이 들고 온 선물 꾸러미의 맛과 향이 남달라 마침내 소설가로 부활한 최영미의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최영미가 시집을 내고 소설을 쓰면서 알려진 선배 작가들과의 에피소드가 팬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것. 바로 `섬진강 시인` 김용택과 이슈메이커 소설가 이문열이 최영미와 돈독한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 92년 여름 강 시인` 김용택은 서울에 올라왔다가 짬이 나 마포에 있는 창작과비평사(현재 파주출판단지로 이전)의 사무실에 들렀다가 원고지 한묶음을 열심히 읽고 있던 시인 김사인을 만났다.

원고뭉치를 기웃거리던 김용택이 호기심이 발동해 원고의 주인을 알아보니 최영미였다. 처음 만났을 때 키 170의 늘씬한 미인에다 미술사학을 전공해 좋아하게 된 바로 그 최영미가 쓴 시를 보게 된 것이었다.

몇편의 시가 기억에 남았고 뭔가 `이상하고 불길한 예감`이 일었는데 아니나다를까 그해 겨울방학이 시작될 무렵 소설가 김영현과 최영미가 시집의 발문을 부탁하러 전주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다. 결국 김용택은 94년 3월 최영미의 첫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발문 `응큼떨지 않는 서울내기 시인`을 시집 말미에 싣게 된다.

또 최영미는 첫 시집을 내기전 소설을 쓴 일이 있다. 최영미가 첫 습작소설을 들고 찾아간 사람이 소설가 이문열. 그는 소설을 보고 "아직은 소설이라 부를 수 없지만 정확한 문장이나 표현을 볼때 세번쯤 고치면 소설로 봐 줄 수 있겠다"고 충고했다.

그리고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본 이문열은 "시에 스토리가 있으니 이제 소설을 써보라"고 권했다. 시와 소설 습작을 오가는 사이 발간 첫해 50만권 이상이 팔려 그야말로 `잔치판을 벌인` 시집 때문에 일약 스타시인이 된 최영미는 소설쓰기에 무관심해 졌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소설의 마력은 시인 최영미를 끊임없이 유혹했고 이문열의 예언(?)대로 그의 첫소설 `흉터와 무늬`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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