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이 책] '백신, 못 믿는다'... 한 엄마의 집요한 탐구
[추천! 이 책] '백신, 못 믿는다'... 한 엄마의 집요한 탐구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12.06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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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지음 |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인문학자는 아이를 낳아도 이토록 다르구나.’ <면역에 관하여>(열린책들.2016)를 읽으며 든 생각이다. 아이를 낳고 키운 부모라면 한 번은 맞닥뜨렸을 질병, 면역, 백신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을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집요하고 학문적으로 탐구해 나름의 결론을 내려서다.

인문학자인 저자 율라 비스는 아이를 출산하고 두려움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 두려움의 근원은 아마도 생명을 갓 안았을 때 드는 ‘모르는 것이 주는 두려움’이다. 부모라면 한 번은 마주했을 영아 사망에 대한 두려움 말이다. 누구나 완벽한 면역을 가질 수 없기에 질병을 포함한 수많은 경우의 수에 부모는 두려움을 느낀다.

저자는 특히 수많은 필수 백신 접종 앞에 백신이 아이를 해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들자 백신과 예방 접종, 나아가 질병과 면역에 관한 의학 정보를 집요하고 학구적으로 탐구한다.

가령 백신이 자폐증이나 암,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심의 경우 근거가 없더라도 의학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일반인에게 전염력이 몹시 강한 정보다. 저자는 이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음식이나 심지어 모유에도 수은과 포픔알데히드, 알루미늄 등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한 저널리스트의 지적을 인용해 알린다.

“만일 사람의 젖이 동네 피글리위글리 슈퍼에서 팔린다면 일부 제품은 DDT나 PCB(폴리염화바니페닐) 잔류량에 대한 연방 식품 안전 기준에 걸릴 것이다.”

또한 백신 속 수은을 둘러싼 혼란에 대해서도 풍부한 정보를 전달한다. 책에 따르면 백신 소 수은문제는 1956년 일본 미나마타에서 발생한 수은 중독으로 주목받게 됐다. 이후 2013년 수은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 협약에 미나마타의 이름이 붙으면서 2020년까지 수은과 관계된 여러 제제 사항과 금지 품목이 정해졌다.

그런데 일부 백신에 사용되는 티메로살, 즉 에틸수은 보존제는 제외됐다. 1999년 티메로살 안정성 논란이 있었지만, 후속 연구를 통해 에틸수은과 메틸수은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 밝혀져서다. 제일 중요한 차이점은 에틸수은에는 메틸수은이 일으키는 신경 독소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현재 티메로살이 포함된 백신은 120개국에서 사용되고, 매년 140만 명의 목숨을 구한다. 티메로살은 다회 용량 백신에 꼭 필요한 보존제로 생산, 보관, 운송비용의 경제성과 냉장보관이 필요 없다는 효율성 때문에 많은 국가가 의지하고 있다.

책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곳곳에 즐비한 문학적 은유와 한 아이의 부모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두려움과 공포를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는 점이다. 독자는 풍부하고 알찬 내용을 즐기고 저자의 솔직한 화법에 공감하고 궁금했던 질병, 면역, 백신에 관한 의학적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저자의 인문학적인 밀도 높은 사고는 우리가 질병과 면역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초보 부모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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