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공지영 '우리의 청춘이 불구덩이처럼...'
[30초 책읽기] 공지영 '우리의 청춘이 불구덩이처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11.25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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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밥상>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자들은 절박함을 모른다. 어떤 드라마에 재벌가의 자녀가 대학 친구들과 밥을 먹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장면이 있었다. 자신의 막장 가족사가 만천하에 알려졌음에도 친구들이 자신을 부러워하는 것에 분해서였다.

그런데 재벌가 자녀의 뒤통수에 대고 남은 친구들이 던진 말은 딱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자의 결핍’이 무엇인지 지적하고 있었다.

“그래도 네가 학기마다 다음 학기 등록금을 걱정해 전전긍긍해본 적이 있겠니? 그 절박함 모를 거다.”

그렇다. 사람은 결핍을 경험하지 못하면 절박함을 모른다. 삶의 면면들도 마찬가지다. 공지영 작가가 사유한 결핍도 비슷한 맥락이다.

‘모처럼 귀한 비가 뿌리기 시작했다. 오랜 길을 달려 서울로 돌아왔다. 그날 밤, 가을이 홀연히 창으로 밀려들었다. 끝내 우리들의 머리채를 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 같던 여름도 그렇게 가고 있었다. 지난여름이 용광로처럼 뜨겁지 않았다면 오늘 부는 이 가을바람이 그리 고맙지 않았으리라. 우리의 청춘이 불구덩이처럼 힘겹지 않았다면 우리들의 밥상은 한갓 놀이에 지나지 않았으리라’ <시인의 밥상>(한겨례출판사.2016)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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