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추천책] 심윤경 '나를 소설로 이끈 책'
[작가추천책] 심윤경 '나를 소설로 이끈 책'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8.19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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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아옌데 '영혼의 집'이 인생항로 바꿔

[북데일리] 소설가 심윤경은 문학과 거리가 멀었다. 원래 전공은 일반인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분자생물학과. 석사 심윤경은 늘 연구실을 제 집 드나들듯 했다.

그로부터 6년. 그녀는 2002년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제7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다시 태어났다. 친구들이나 지인이 보면 깜짝 놀랄 일. 지금은 마치 천직인양 독특한 필력을 자랑하며 문단을 누비고 있다. 최근엔 신작 <서라벌 사람들>(실천문학사. 2008)을 내며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2005년 제6회 무영문학상 수상에 이어 벌써 4번째 장편소설.

잔잔해서 무료했던 심윤경의 인생항로를 요동치게 한 건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 작가는 “착실하게 생물학과 다니던 사람의 허파에 바람을 잔뜩 불어넣은 책”이라고 추억했다.

 

“중남미 현대사의 결정판과 같아요. 좌우익의 혼란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죠. 2004년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탄핵 사태가 벌어졌는데 이 책을 제일 먼저 떠올렸어요. 지구 반대편에서나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는데, 현실에서 벌어지니 경악했죠.”

최근 작가는 루쉰의 단편과 에세이를 다시 읽는 중이다. “루쉰은 20세기 초반 중국의 강준만 혹은 진중권”이라는 게 그녀의 생각. “죽는 순간까지 일전불사의 정신을 굽히지 않은 루쉰의 칼칼함에 반했다”고 말한다.

“지하철에서 내리고 나서도 책을 놓을 수 없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플랫폼 의자에 앉아서 마저 읽죠. 그렇게 독파하고 일어서는 순간을 몹시 사랑해요.”

웬만한 독서광 못지않은 책 사랑이다. 만약 지하철이나 버스 어딘가에서 독서에 몰두하는 여성이 있다면,  그녀는 심윤경이거나 닮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책 읽는 사람은 책으로 인해 서로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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