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인의 석학들이 말하는 ‘최고의 교수법’
9인의 석학들이 말하는 ‘최고의 교수법’
  • 김민영 기자
  • 승인 2008.07.07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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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의 달인 조벽 교수 “독무대는 그만”


 피츠버그대 골드스타인 교수의 강의 현장

 


“나는 내 수업이 살아 숨 쉬도록 연출하고 싶다. 수업을 창조하고 조율하는 감독이자 작가가 되는 셈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영상과 사진, 기사 등을 이용해 생생한 관련 자료들을 보여주고 이에 대해 토론하게 한다. 무솔리니에 관한 글만 읽는 것보다 그의 사진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 쉽고 오래 기억되기 때문이다.”

[북데일리] 피츠버그대 골드스타인(76) 교수의 강의는 뛰어난 ‘쇼맨십’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의 강의는 한 편의 버라이어티 쇼를 연상케 한다. ‘열정과 재미’라는 콘셉트답게 수업내용과 연관된 상징적인 도구들이 종종 등장한다. 어떤 날은 파란색 야구모자를, 어떤 날은 무솔리니의 군복을 입고 강단에 오르는 그는 “살아 숨 쉬는 수업을 연출하고 싶다”고 말한다.

골드스타인 교수의 이야기는 <최고의 교수>(예담. 2008)에 등장한다. 동명의 다큐멘터리(EBS)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시간적 제한 때문에 TV에서 보여주지 못한 내용까지 담고 있어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제작진은 인종, 나이, 전공, 성별을 막론하고 “최고의 교수”라 불리는 이들을 찾아, 각자의 교수법과 교육철학을 들어 봤다.

이 중 유일한 한국인으로 동국대 석좌교수이자 미시건공대 겸임교수인 조벽 교수가 소개돼 눈길을 끈다. 1989년에 미시건공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된 그는 지금까지 만점에 가까운 강의평가를 받아온 석학으로 유명하다. 미시건공대 최초로 ‘최우수 교수상’을 두 차례나 받은 조벽 교수는 국내에서도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잘 알려져있다.

책이 전하는 조벽 교수의 강의 철학은 이렇다.

“교수가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는 강의는 최하급 강의, 교수가 질문하고 학생이 답하면 조금 발전한 강의, 학생이 한 질문에 교수가 답하면 바람직한 강의다. 최상급 강의는 학생이 한 질문에 다른 학생이 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강의 노트가 ‘교수가 무엇을 해야 할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면 그 수업은 교수의 독무대가 된다. 이 경우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앉아서 보는 관객일 뿐이다. 그래서 강의 노트에는 반드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무언가가 담겨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능동적 학습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는 교육자의 말 한마디가 학생의 인생을 180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공식을 암기하는 수업이 아닌,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오픈 테스트'를 선호한다는 그의 교육 철학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취재 대상이 된 9명의 석학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철저한 강의 준비 ▲과목에 대한 열정 ▲학생과 소통하는 열린 사고 ▲질문과 스토리의 힘 강조 ▲참여형

강의 학생들을 이해하기 위해 댄스파티에 참여하고, MTV 쇼를 본다는 골드스타인 교수의 말은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주입식, 암기형 교육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 교육계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 같은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9인의 석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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