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자립 없는 힐링은 피로감만 줄 뿐... 마케팅 도배된 힐링은 조롱거리
[책속의 명문장] 자립 없는 힐링은 피로감만 줄 뿐... 마케팅 도배된 힐링은 조롱거리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9.20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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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을 가지고 살 권리> 이즈미야 간지 지음 | 박재현 옮김 | 레드스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힐링 열풍은 질긴 불씨처럼 꺼질듯 말 듯 좀체 사그라지지 않는다. 출간과 동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기점으로 온갖 자기계발서에 ‘힐링’이 낭창낭창하게 도배되고 청춘과 지친 장년들은 자신의 아픔을 공론화할 수 있게 됐다. 분명 그 부분은 나름 긍정적인 효과다.

그런데 이제 힐링의 이면을 제대로 봐야 하지 않을까.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다움’을 찾는 <뿔을 가지고 살 권리>(레드스톤.2016)에 이를 정확히 지적한 대목이 나온다.

“세상에는 ‘치유’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참으로 애매한 말이다. 뜨뜻미지근한 욕조에 몇 시간이고 몸을 담그듯이 잠시 기분 좋은 것에 그칠 뿐, 인간을 변화시키려는 힘은 없어 자립 의욕을 죽일 때가 많다. 미술에 있어 필요한 것은 자립이다. 사람을 구원한다는 것은 사람을 자립시키는 것이다. ‘치유’ 같은 것에는 어디에도 자립이 없다. 어디까지나 사회 안의 개인이 아니라, 속세에서 분리된 개인의 자각밖에 없다.” (28쪽) 요코오 타다노리 <요코오류 현대 미술> 중에서 재인용

힐링 감투는 방송사와 기업들의 구미 당기는 마케팅 수단이 된 지 오래다. 그로 인해 우린 힐링에 내성이 생기고야 말았다. 우리가 그동안 힐링이라는 말을 들으며 느꼈던 피로감의 정체다.

게다가 힐링이 자기연민과 잇닿으면 우릴 변명의 터널로 안내한다. 터널 안에 몸을 숨기는 동안은 뜨뜻미지근한 욕조에 몸을 담그듯 잠시 기분 좋을지 몰라도 요코오 타다노리의 말처럼 그곳엔 ‘자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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