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분노에도 격이 있다
[30초 책읽기] 분노에도 격이 있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9.20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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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을 가지고 살 권리> 이즈미야 간지 지음 | 박재현 옮김 | 레드스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분노라는 감정은 양질의 것일수록 보다 큰 대상을 향한다. 개인에 대한 작은 분노가 아닌 보다 근원적인 대상에 대한 분노가 되는 것이다.

큰 분노는 사회적‧역사적‧종교적‧철학적이고 예술적‧문화적인 시각을 낳고 진정한 이성을 일깨운다. 큰 분노 자체가 하나의 창조로 삶에 새로운 지침을 가져다준다. 자신을 넘어 천명(天命) 같은 것으로 통한다. ‘나는 이것을 위해 태어났는가’ 하고 깨우쳐준다. 진정한 ‘분노’는 그런 면이 있다. <뿔을 가지고 살 권리>(레드스톤.2016) 중에서

분노라는 감정에도 격이 있다는 말이다. 개인을 향한 사사로운 분노를 흩뿌리면 온갖 치사스러운 일부터 되돌릴 수 없는 일까지 벌어진다. 지난달 초 부산 한 가정에서 벌어진 참극도 그렇다.

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만 22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비정한 엄마가 구속기소 된 바 있다. 그 엄마가 20일 오전 부산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받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피고인 엄마는 평소 남편으로부터 살림을 못한다는 등의 잔소리를 비롯해 욕설과 폭행을 받아왔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서 저지른 우발적 분노의 결과였다.

22개월 아들의 참담한 죽음 앞에 범죄자가 된 엄마나 남겨진 아빠 모두 비난의 화살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것이다. 분노로 자신을 획득하려 드는 미성숙함이 되돌릴 수 없는 참극을 불렀다.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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