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너무해" 책으로 엮은 외침
"이랜드 너무해" 책으로 엮은 외침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7.02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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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서서히 잊혀지고...

[북데일리] 이랜드의 비정규직 부당 해고에 맞서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인지 1년이 넘었다. 하지만 상황은 별반 나아진 게 없다.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서서히 잊혀지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후마니타스. 2008) 출간은 의미가 크다. 책은 기억 저편에 치워뒀던 당시를 되돌아본다. 동시에 현행 비정규직법의 문제점을 살핀다.

책은 ‘이랜드일반노조 월드컵분회지원대책위원회’의 기획으로 시작됐다. 고삐를 당긴 건 ‘삶이보이는창 르포문학모임’. 이들 13명은 이랜드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음지에서 기약 없는 투쟁을 벌이는 이들의 사연은 첫 장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월드컵분회 조합원 조희숙(40) 씨의 말이다.

“까르푸에서 홈에버로 바뀌고 나서도 장사가 너무 잘돼서 우리에게는 아무 일도 없을 거야, 하고 자만하고 있었어요. 이 상암점이 아시아에서 매출 1위였거든요. 굉장히 바빴어요. 지금도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바쁜데 우리를 어떡하겠어! 자르기야 하겠어? 그러고 안심하고 있었어요. 우리가 제일 억울했던 것은 이렇게 잘릴 줄도 모르고 그동안 바보같이 너무 열심히 일했다는 거예요.(울음) 근데 말 시작부터 눈물이 나오냐.”

상암점 점거 당시 경찰 병력이 투입된 지난해 7월 20일의 상황도 생생히 전한다. 물대포를 맞았던 정미화(47) 씨의 이야기다.

“처음에는 젖기만 했는데 주차장에서 쏴 댈 때는, 이거 물대포가 장난이 아니야. 맞아보니까 이 정도까지 셀지는 몰랐지. 그리고 중계점에서는 경찰이 우리 물대포 쏘려고 토끼몰이 식으로 몰았잖아. 방패로 막 때리면서. 속으로 너네들 인간도 아니다. 우리가 이런 취급받을 정도로 그렇게 나쁜 짓을 한 건가...”

생계 압박 탓에 현장을 이탈한 노동자의 솔직한 심정 또한 들을 수 있다. 다음은 ‘작년 6월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절망이 묻어난다.

“안 해요, 안해. 몰랐으니까 했지 난 안 해요. 난 내 갈 길 갈 거예요. 늘 그렇게 해 왔던 것처럼, 사람들이 와서 뭐라고 해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난 내일 할 거예요. 믿을 사람도 없어. 같이 파업하자고 해놓고는 뿔뿔이 다 흩어진 이 판국에 누구를 믿어. 믿을 사람 아무도 없어요. 나한테 어떤 희망적인 말을, 그런 답을 원하지 말아요. 그냥 이대로 끝내면 되는 거예요. 절망적이야, 힘들어.”

한편 출판사 후마니타스는 이미지 제공자들의 동의를 얻어 책의 인세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랜드 투쟁 기금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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