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의 MICE Story] 다양한 혹은 소중한 ‘세계기록총회’
[이재원의 MICE Story] 다양한 혹은 소중한 ‘세계기록총회’
  • 이재원 MICE 전문가
  • 승인 2016.09.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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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란 주로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떠 사실을 적거나 또는 그런 글을 뜻한다.

비슷한 어휘로는 기억, 서류, 수록, 글, 레코드, 문헌 등이 있다. 쉽게 메모, 일기, 수치 등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필자도 어렸을 때 반강제적이긴 하지만 일기를 긁적였고, 요새는 회사에서 메모를 하고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쓴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성근, 기환, 남기, 찬규 등의 이름을 핸드폰에 전화번호를 저장할 때 번호와 같이 입력하고, 장소를 찾을 때에도 이미 기록된 주소를 알고 가는 등의 알게 모르게 자연스럽게 기록이란 행위가 삶에 녹아들어 있다.

기록은 사람들의 다양한 산물이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문자뿐 아니라 기호, 그림, 소리, 사물 등 인간이 생산해낸 모든 것을 넓은 의미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기록문화의 강국으로 인식돼 있다. 조선시대 실록을 비롯한 기록문화의 유산은 동양을 넘어 서양에서도 우수 기록 사례로 여겨진다. 사람의 생명은 유한해서 오랜 과거의 일들은 기록으로 접하게 된다. 기록을 통해 과거를 만나고 현재의 삶을 남기고, 미래와 끈을 이어가고 기록이 없다면 우리는 과거와 단절되고 미래에는 닿을 수 없는 외로운 존재에 불과할 것이다.

기록은 인류가 생물학적 일생을 확장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기록은 시간이나 외부 환경에 손상되기 쉽다. 기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하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돌아가며 기록관리 올림픽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세계 기록인들의 축제인 2016 세계기록총회, 1950년 파리에서 열린 첫 총회를 시작으로 열린 세계기록총회는 ICA(International Council on Archive)가 주관하는 기록 분야 최대의 행사이다.

4년마다 열려 `기록관리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ICA는 1948년 유네스코 주최 기록전문가 회의 결과로 창립된 국제기구이다. 세계 각국 기록관리 기구와 기록관리자 상호교류를 지원하고 연례회의를 열어 기록물 국제 보존·보호, 활용 증진에 기여한다. 한국은 1979년 국가회원으로 가입했다.

2016 세계기록총회 서울 유치는 2011년 확정됐다. 당시 프랑스와 경쟁 끝에 회원국 만장일치로 한국이 개최국으로 결정된 것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말레이시아에 이어 세 번째 개최다.

이번 서울 총회는 제18차 총회로 유엔 전문기구인 유네스코 산하의 기록관리 분야 최대 국제기구인 세계기록관리협의회(ICA)와 대한민국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공동 주최하며 주제는 ‘기록, 조화와 우애’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베이징(1996),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2008)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총회이기도 하다.

이번 ICA 본회의에서 채택될 '서울 선언'은 급변하는 기술로 디지털 기록에 많은 위험 요인이 추가돼 국제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위기의식의 공감에서 비롯됐다.

‘서울 선언’은 디지털 시대의 기록관리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기록인이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록의 보존과 관련한 정책 개발과 인프라 구축, 전자 기록관리를 위한 인재개발 및 연구개발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다.

디지털 기록보존 정책개발은 안전한 보존의 필요성을 각국의 법체계에 반영하고, 국제협력을 통해 디지털 기록관리의 원칙·방법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등을 개발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아울러 국제적 인적교류 활성화와 국가 간 회의체 활성화, 공동연구프로젝트 추진 등을 제안한다.

이번 ‘서울 선언’을 통해 국제적으로는 대한민국이 디지털 기록관리 중심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국내에서는 산업과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록 축적의 중요성에 공감을 이끌어 각 분야에서 기록관리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2016 세계기록총회는 기록관리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이 더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학술회의, 산업전, 기록전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학술회의는 총 59개국 256건의 내용을 미국, 호주, 대만, 북아일랜드 등의 대표의 학술발표가 진행된다. 필자는 유독 인도네시아의 전자정부와 기록물의 역할(인도네시아 전자 기록관리 성과)과 일본의 기록물과 재난(동일본 대지진 발생 5년 후 일본의 전략)의 내용에 관심이 가기도 한다.

산업전은 총 10개국 87개 기관 및 업체가 참가하는데 공공기록전에는 중앙정부 및 지자체 등에서 일반 관람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컨텐츠를 마련했고, 기록산업전에서는 삼성, LG, 구글, 소니 등의 가상현실(VR)과 창조적 ICT 기술 직접 체험 등의 전자기록 관련 산업전시가 마련돼 있다.

기록전은 대한민국의 세계기록유산, 대한민국발전사, 기록의 조화와 우애에 대한 구성됐다. 마지막으로 체험존에서는 대한민국 기록문화의 전통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조선시대 사관체험, 전통제본 및 매듭, 태백산사고 만들기 등이 운영된다.

세계기록총회는 9월 5일 월요일부터 9월 10일 토요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다. 기록총회에 대해 너무 어렵게만 느낄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으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00여개국이 4년마다 돌아가면서 하는 총회이므로 대한민국에 언제 다시 개최될지 모르는 큰 행사이기에 기록이나 MICE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적극적인 현장을 방문했으면 한다.

MICE Tip : 총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프로그램북을 다운 받으면, 2016 세계기록총회의 학술 프로그램, 공식행사, 전시, 탐방 프로그램 등 총회를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다.

 

*사진출처=2016 ICA 조직위원회

[칼럼니스트 이재원 : Exhibition&Convention Planning Speci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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