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숫자로 매긴 자료는 객관적일까
[30초 책읽기] 숫자로 매긴 자료는 객관적일까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8.25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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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씨의 일생> 마이클 블래스트랜드·데이비드 스피겔할터 지음 | 신소영 옮김 | 영림카디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사람들은 이야기와 숫자 모두를 통해 위험을 파악한다.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다. 숫자는 확률을 알려준다. 이야기는 느낌과 가치를 표현한다. 느낌과 감정은 숫자로는 전달이 불가능하며 확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왜곡할지도 모른다. 반면, 이야기는 사건에 부자연스러울 만큼 질서를 부과한다. 시작, 중간, 그리고 끝이 너무나 매끄러운 인과관계로 연결된다. 숫자로 제시하는 확률은 한 가지 사건이 어떻게 다른 하나로 연결되는지 정확한 인과관계를 주장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의 기록부에 적힌 총계를 보여줄 뿐이다. <보통 씨의 일생>(영림카디널.2016)

숫자와 이야기가 갖는 특성이다. 숫자는 사람들에게 묘한 신뢰를 준다. 말이나 글 모두에 구체적인 숫자나 수치가 제시되면 신빙성이 생기고 설득이 실린다. 그래서 흔히 객관성이 요구될 때 숫자를 사용한다.

이야기는 숫자의 객관성을 뒤엎는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이를테면 중피종이라는 암 진단을 받은 한 남자의 사연이다. 중피종은 폐와 복부 주위에 영향을 미치는 불치병이라 발견 직후 살 수 있는 중간값이 8개월이다. 그는 무려 20년을 더 살았고 중피종과 관련 없는 질병으로 사망했다.

이 남성의 사례는 객관적 사실을 보여주는 듯한 숫자가 사실은 추상적인 것이고 언제든지 변형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평균이 때로 다수를 오도하는 예도 그렇다. 우리나라 1인당 GDP가 2009년 1만 7천 달러에서 작년 기준 2만 6천 달러로 성장했다는데 국민 다수의 살림살이는 더 나아지지 않은 체감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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