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흥미진진 ‘중국문화’
영화로 만나는 흥미진진 ‘중국문화’
  • 북데일리
  • 승인 2008.06.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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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현재 중국은 공자의 인(仁)이라는 가르침을 뒤로 하고 티벳 사태라는 뜨거운 감자를 쥐고 있는 모습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쓰촨성 대지진 또한 중국을 주목케 한다.

여행을 목적으로 중국을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만한 책이 나왔다. 중국 전문가 이욱연 교수의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창비. 2008)는 읽을수록 가치가 더하는 책이다.

광활한 땅, 중국의 어느 한 곳을 택해 여행하기란 쉽지 않다. 책은 그 어려운 선택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의 특별함은 다름 아닌 ‘영화’에 있다. 중국 문화를 영화라는 테마를 통해 접근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중국인의 역사와 삶의 행로를 여행할 수 있도록 한다.

책이 소개하는 영화들을 감상한 기억이 있다면 중국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반대로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 저자가 소개하는 영화를 만나는 재미를 발견 할 수 있다. 특히나 즐거운 점은 영화가 만들어진 촬영지를 발품을 팔아 여행했다는 것이다. 여행에 소요되는 시간, 경비, 교통, 풍경, 음식에 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17편의 영화를 중심으로 소개되는 12도시는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생활, 역사를 보여준다. 그 속에는 중국인의 아픔, 성장, 상처, 사랑, 소망도 함께 한다.

예컨대 베이징이라는 도시로 몰려드는 농민공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북경 자전거’는 마치 우리의 60~70년대를 마주하는 듯 느껴진다. 자전거가 한때 부의 상징으로 여겨 세금을 내게 했다는 말에 놀라면서도 일정 부분 공감이 가기도 했다.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자전거를 타고 베이징의 골목을 달리다 중국인이 마시는 뜨거운 맥주를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여전히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중경삼림’ 과 ‘첨밀밀’의 내면에 홍콩반환을 둘러싼 홍콩 사람들과 본토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갈등과 그들 스스로 새로운 시대에 대한 두려움이 담겨있다는 점도 말한다.

“중국인의 인내심이란 불만, 불평을 하지 않고 화를 내지 않으며 어떤 고난이라도 묵묵히 참아내는 태도다. 그리고 이런 인내심은 곧잘 끈질김으로 이어진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것이 낫고, 아무리 댓가가 적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면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끈질기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 본문

화려했던 진시황제의 시대, 굴욕적인 난징조약,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혼란스러운 민주주의, 지금의 올림픽 개최를 이끈 힘은 바로 이런 태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숫자 8을 좋아하는 나라, 붉은 색을 사랑하는 나라, 통합을 꿈꾸는 나라. 담백한 딤섬, 독한 고량주, 부드러운 쌀 두부가 유혹하는 중국. 이 여행기를 통해 숨겨진 보석을 가진 또 하나의 중국을 만나 볼 수 있다. 중국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준비하는 과정에도, 바로 떠나는 순간에도 이 책을 잊지 말고 챙기길 바란다.

[서유경 시민기자 littlegirl73@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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