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책] "벽지와 장판지 바꿔야겠어요."
[숨은책] "벽지와 장판지 바꿔야겠어요."
  • 북데일리
  • 승인 2008.06.0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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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새집 증후군이란 새로 집을 지을 때 공업용접착제와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사람에게 끼치는 피해를 말한다. 톨루엔, 벤젠, PVC코팅 등에서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가 나와 거주자의 심신에 고통을 준다.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 집의 벽지와 장판지를 친환경소재로 바꾸자마자 감쪽같이 나아졌다.”

자연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방송사 PD였던 윤동혁의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거름. 2006)에 나오는 얘기다. 아토피를 겪었던 고통을 보여주는 사진들과 벽지와 장판지 교체로 짧은 시간에 뚜렷하게 달라지는 아이들의 표정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참에 벽지와 장판지 교체를 알아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책은 친환경 요법으로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질병과 화학증후군의 놀라운 치유사례를 보여준다. 몸이 약하고 병을 앓는 사람들이 맨발로 숲을 걷고 밖에서 자는 것으로 생기를 얻은 변화가 인상 깊다. 군대 시절 산 속에서 푹 잤던 일이 떠올랐다.

또한 자연이 내뿜는 신비로운 성분들에 관한 과학적 실험들과 자연치료의 선진국 일본과 독일 등지에서 진행된 취재도 담고 있다. 좁은 철창 안에서 알만 낳다가 도축장에서 치킨이 되는 폐계닭을 숲에 풀어놓자 털이 다시 나고 닭벼슬이 우뚝 서는 모습은 놀라울 따름이다.

집에서 기르는 돼지들을 숲에 풀어놓고 야생으로 키우는 실험을 하자 4세대에는 멧돼지처럼 날카로운 어금니가 생겨난다.

책에 따르면 식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후두엽 부위에서는 알파(a)파가 증가하여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데 이를 녹색쾌적성(green amenity)이라 한다. 음이온과 피톤치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삼림욕의 효과를 알려준다. 책은 숲에 가면 기분이 좋아지는지 그 이유를 과학으로 설명 한다.

서울을 떠나 강원도 횡성에 정착하여 맨발로 걸으며 따뜻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지은이의 모습은 그의 글만큼 부드럽고 따뜻하다. 친절하게도 맨발로 산책할 수 있는 장소와 삼림욕하기 좋은 공원들 소개도 잊지 않는다.

숲에는 여전히 평화로움과 고요함 그리고 아름다움이 있다. 우리가 조용하게 웃으며 숲속으로 걸어가면 숲은 어머니의 가슴으로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줄 것이다. 언제든지. 가까운 숲으로 산책을 하면서 녹색샤워(green shower)를 해야겠다.

[이인 시민기자 special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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