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 "내 책 안 팔릴 때 가장 행복할 것"
리영희 "내 책 안 팔릴 때 가장 행복할 것"
  • 북데일리
  • 승인 2008.05.22 1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리영희(75)는 오랜 기간 사상적 스승으로 추앙 받은 인물이다. 그가 쓴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분단을 넘어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등은 지난 시절 지식인들의 필독서였다.

이런 그의 바람 중 하나는 자신의 책이 안 팔리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최근 출간 된 <21세기 첫 십년의 한국>(철수와영희. 2008)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그는 “제 책에서 들어오는 인세가 완전 제로가 됐을 때 제일 행복한 때일 것”이라고 밝힌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제 책이 안 읽히고 읽을 필요가 없고 또 팔릴 필요가 없는 상태가 제가 책에서 쓰고 주장하고 요구하고 계몽하려고 한 것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인세가 거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도 섭섭하지 않습니다.”

책에서 그는 젊은 세대가 반드시 알았으면 하는 사실도 이야기한다. 그는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격동의 시기를 거쳤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며 암울했던 과거를 털어놓는다.

이를 테면 독재 정권 시절 해고와 복직을 거듭하며 형무소를 들락날락 했던 자신의 경험, 비인간화와 소외에 대해 항거했던 대학생들, 학교를 폐쇄하고 강의실을 점령당했던 학교, 최루탄 가스 연기가 자욱했던 거리 등이 그것이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에게 “여러분은 선배가 싸운 결과의 혜택을 받아서 상대적으로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행복하고 다행스런 세대”라고 말한다.

<21세게 첫 십년의 한국>은 2003년 12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양현재 콜로키움의 강의 내용을 묶은 책이다. 시간이 제법 지난 발언인 셈이다. 하지만 엮은이 박상환 ‘성남 외국인 노동자의 집‘ 이사는 서문에서 “당시 제기한 문제는 아직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책에는 리영희 외에도 다양한 연사가 등장한다. 홍세화, 이이화, 김삼웅, 손호철, 안병욱 등이 나서 한국사회의 모순과 우리시대 희망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