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책 선물하지 마라
[신간] 책 선물하지 마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7.26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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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책읽기가 힘들까?> 도야마 시게히코 지음 | 문지영 옮김 | 다온북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책은 직접 사서 읽어야 한다.”며 책을 출간할 때마다 지인에게 한 권의 책도 선물하지 않는 작가가 있다. <나는 왜 책읽기가 힘들까?>(다온북스.2016)의 저자 도야마 시케히코다.

얼핏 ‘구두쇠라서?’라는 생각이 스치지만, 그가 주변인들에게 서운하다는 말을 들어가면서도 증정본 한 권조차 건네지 않는 데는 나름의 철학이 있다.

먼저 책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 받는다는 뜻은 스스로 책을 선택할 수 없다는 의미나 다름없는 까닭이다. 또한 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일차적으로 도서관이 선택한 데다 공짜로 빌려온 것이므로 자기 책임의 정도가 옅어져서다. 한마디로 직접 고르고 돈을 지불할 때 신중한 선택과 진중한 독서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선물로 책을 받았을 때를 떠올려보면 저자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책을 선물 받으면 대개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한다. 고마운 마음 반, 불편한 마음 반. 관심이 있는 분야면 다행이지만, 싫어하거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이라면 받고도 난감하다. 선물 받았으니 꼭 읽어야 한다는 중압감까지 더해지면 부담스럽다. 게다가 읽지 않았는데 상대가 책을 읽었냐고 묻기라도 한다면 낭패다.

‘다른 사람에게 받은 약은 효과가 없다’라는 일본말이 이 상황을 적절히 대변한다. 저자가 책을 선물하지 말라는 말의 의미도 다르지 않다. 공짜는 가볍다. 저자에게 매 글자는 살점과 같지만, 거저 얻어지는 공짜 책은 ‘조만간’ 읽을 기약 없는 약속이 될 가능성이 크다.

책은 ‘정독’ ‘완독’ 등 우리가 가진 독서 편견을 깨트리고 오히려 닥치는 대로 읽는 ‘난독’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한다. 또한 한번 읽기 시작한 책은 꼭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나, 중요한 대목을 잊지 않기 위해 하나하나 메모하는 습관, 이해하기 위해 반복해서 읽는 행위 모두 독서 편견이라 지적한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과 쌓여 있는 책을 보면서 책 읽기의 중압감에 시달린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독서법을 실천하는 것도 좋겠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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