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으로 승부한다? '문제는 수수료야'... 국내 '로보.펀드 마켓' 키우려면 수수료 장사에서 벗어나야
마케팅으로 승부한다? '문제는 수수료야'... 국내 '로보.펀드 마켓' 키우려면 수수료 장사에서 벗어나야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07.14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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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차이는? 국내 로보 1.0~1.5% vs 미국 로보 0.5% vs 펀드슈퍼마켓 0.32%

 

▲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과 펀드 슈퍼마켓이 성공을 거둔 이유는 '수수료 차별화'가 절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네이버)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국내에도 '로보어드바이저 마켓'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저마다 소비자를 끌어 들이기 위해 '서비스 차별화'를 내세웠다. 운영방법과 서비스 내용은 미국의 그것을 기초로 하고 있지만, 정작 수반돼야 할 낮은 수수료 정책에서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에 로보 마켓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차별화'가 뒷받침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마켓은 이미 자리를 잡았으며, 운영자산 규모가 연평균 성장률 68%을 예측할 정도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경영컨설팅업체 AT코니 보고서를 인용, 2020년에는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운영자산 규모가 2조 2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의 수수료는 0.5% 미만 수준. 현재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마켓의 수수료는 1.0~1.5% 로 기존 시장에서 소비자를 유인할 매력이 없다.

■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하이투자증권 로보 마켓 승부수 '서비스의 차별화'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다양한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들을 한 곳에 모아 투자자들이 쉽게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인 ‘로보캅’을 13일 선보였다.

로보캅의 특징은 본인의 투자 성향 및 목적을 입력하면 적합한 상품을 자동으로 추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랩어카운트, 펀드, 자문사 일임형 서비스를 구비해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혔다. 자신의 구미에 맞는 상품을 한 곳에서 검색해 고를 수 있게 한 점이 이채롭다.

앞서 미래에셋대우 역시 지난 3월에 '로보 마켓'을 선보였다. 미래에셋대우 로보 마켓의 가장 큰 특성은 다양한 자문사를 확보한 점이다. 디셈버앤컴퍼니, 쿼터백랩, 데이터앤애널리틱스 등 다양한 자문사의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로보 마켓 한 플랫폼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다양한 자문사 확보가 경쟁력이라고 자부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지난 4일 젠포트 로보어드바이저 마켓을 열었다. 개인 포트폴리오와 수익률을 적어 회원 간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점이 차별화 된 점이다. 투자자가 손쉽게 나만의 알고리즘을 만들어 트레이딩에 활용할 수도 있고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투자성향에 적합한 주식 포트폴리오와 종목별 매매신호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다른 회원의 포트폴리오를 참조해 자신의 투자 전략을 바꿀 수도 있는 점이 특색이다.

■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슈퍼마켓 '저렴한 수수료'에 승부수

하지만 결국 로보어드바이저 경쟁력의 핵심은 마케팅 차별화가 아닌 역시 '저렴한 수수료'라는 지적이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들이 0.5% 미만의 저렴한 보수로 가격 차별화에 성공했다면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수수료는 1.0~1.5% 수준으로 기존의 자산관리 수수료와 다를 바 없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은 퀀트, 시스템 트레이딩, 차별화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결국 로보어드바이저 마켓이 성공하려면 낮은 수수료로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모아 판매하는 '펀드슈퍼마켓'이 펀드 시장을 재패할 수 있었던 것도 저렴한 수수료가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펀드슈퍼마켓에서는 같은 펀드라도 판매수수료가 3분의 1 수준으로 절감되는 'S클래식' 펀드를 판매한다. 일반 펀드 클래스의 연 보수가 1.10%라면 S클래스는 0.32%로 차별화를 꾀했다.

로보어드바이저란 시장 환경에 따라 로봇이 자동으로 자산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결국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꾀하는 서비스다. 로보어드바이저 '마켓'으로 다양한 상품을 구비해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혔다. 이젠 원점으로 돌아와 '가격 차별화를 실행할 때'라는 지적에 증권업계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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